‘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아들 찰리와 출전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챔피언스 ‘가족 이벤트 대회’ PNC 챔피언십(총상금 108만5000 달러)에서 연장 승부 끝에 준우승에 그쳤다.
우즈 부자(父子)는 2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 칼턴GC(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2라운드에서 홀인원 하나와 버디 13개를 쓸어 담아 15언더파 57타를 합작했다.
이틀 합계 28언더파 116타를 기록한 우즈 부자는 베른하르트 랑거(독일)-제이슨 부자와 공동 선두로 정규 라운드를 마친 뒤 가진 1차 연장전에서 랑거의 이글 한 방에 무릎을 꿇었다.
이 대회는 메이저 대회 우승이 있는 남여 프로 선수와 가족이 2인 1조를 이뤄 출전했다. 경기 방식은 36홀 스크램블 방식(두 명이 각자 티샷한 뒤 그중 하나를 골라 그 자리에서 두 명 모두 다음 샷을 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5년째 이 대회에 출전한 우즈 부자는 아직 우승은 없고 2021년에 이어 두 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허리 수술 여파로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우즈는 연신 아들의 플레이에 ‘아빠 미소’를 보냈다. 특히 곧 16살이 되는 찰리가 홀인원을 기록했을 때는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좋아했다. 찰리는 이날 4번 홀(파3·176야드)에서 7번 아이언으로 행운의 홀인원을 잡았다.
아들이 홀인원을 하자 우즈는 함박웃음을 터뜨린 뒤 찰리를 꼭 껴안아 주었다. 동반 플레이를 펼친 랑거 부자도 하이 파이브로 축하했다.
찰리는 “완벽한 7번 아이언 샷이었다. 그냥 쳤을 뿐”이라며 “들어갔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직접 가서 보기 전까지는 믿어지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즈는 “미칠 지경이었다. 믿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인생에서 가장 짜릿한 경험이었다”면서 “찰리가 첫 홀인원을 기록했고, 샘(딸)이 가방을 멨고, 우리 가족과 친구들뿐이었다. 이 대회의 의미가 그런 것이다. 유대감과 가족에 대한 것”이라고 대회에 참가한 소감을 밝혔다.
우즈는 이어 “찰리의 경기력은 모든 면에서 나아졌다. 그가 오랫동안 미디어 앞에서 이렇게 해 왔지만 아직 15살”이라면서 “지금까지 이룬 것도 놀랍지만 찰리의 한계는 무한하다고 생각한다”고 아들을 추켜 세웠다.
대회는 랑거 부자의 2연패로 막을 내렸다. 18번 홀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 랑거가 5m 남짓한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대미를 장식했다. 랑거는 24세인 막내아들 제이슨과 짝을 이뤄 출전했다. 대회 통산 6승 중 4승이 막내 아들과 거뒀다.
비제이 싱(피지)과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데이비드 듀발(미국) 부자가 공동 3위(최종합계 23언더파 121타), 부녀(父女) 페어링인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와 테니스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챔피언 출신 아버지 페트르는 공동 8위(최종합계 20언더파 124타)로 대회를 마쳤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