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 다해 후회 안 해… 내년엔 반드시 왕좌 탈환”

입력 2024-12-23 04:27 수정 2024-12-24 20:12
왼쪽부터 미디어 간담회에 참여한 김성민 광독 감독, ‘규민’ 심규민, 신명관 T1 감독, ‘이엔드’ 노태영.


아깝게 우승을 놓친 한국 선수단이 내년엔 반드시 우승컵을 되찾겠노라 다짐했다.

광동 프릭스와 T1은 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트로피카나 가든스 몰 컨벤션 센터에서 진행한 2024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PGC) 그랜드 파이널(결승) 3일 차 경기(매치13~18) 결과 3위와 5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두 팀은 전날 나란히 1, 2위였으나 마지막 날 전력 유지에 어려움을 겪으며 우승에 닿지 못했다. 1위였던 T1은 다른 팀의 집요한 견제에 고전하며 21점을 추가하는 데 그쳐 4계단 순위가 하락했다. 광동은 40점을 추가하며 분전했지만 우승엔 2점이 모자랐다.

경기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광동 ‘규민’ 심규민은 “우승 문턱까지 갔지만 하지 못해 아쉽다”면서 “오늘은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파이널 동안 못 먹은 치킨과 점수가 아른거리지만 참담한 심정은 아니다”면서 “내년, 내후년에 더 잘할 수 있겠단 자신감이 생긴 하루였다”고 전했다.

김성민 광독 감독은 “너무 우승이 간절했기에 오늘 경기가 끝나면 우승을 하든 하지 못하든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후련하다”면서 “그만큼 우리가 최선을 다했다는 방증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또한 “내년, 내후년, 어쩌면 그 이상까지 계속 남아있다. 끝이 아니라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달려보겠다”고 다짐했다.

신명관 T1 감독은 “개인적으로 자신 있는 대회였고 나쁘지 않은 결과”라면서 “3일 차에 저희가 못한 건 실력이다. 더 잘하지 못한 후회는 내년에 더 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인생을 살면서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 T1에서 선수들과 함께하면서 그렇게 살아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침울한 표정으로 기자실을 찾은 ‘이엔드’ 노태영은 “우승 문턱에서 미끄러졌다”면서 “다들 너무 고생했고 고맙다”고 기운 없이 말했다. 그는 “앞으로 남은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 좌절하지 않고 과정이란 생각으로 더 성장해서 내년엔 꼭 우승을 목표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아쉬운 점은 없었는지를 묻자 “없다”면서 선수들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신 감독은 “선수들이 오늘 경기가 안 풀려서 힘들어했는데 제가 좀 더 멘탈케어를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노태영은 “제가 오더로서 좀 더 해줄 수 있는 부분이 많았는데 못해서 후회가 남는다”면서 고개를 떨궜다. 심규민은 “2점 차로 우승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느 순간이든 다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아쉽다”면서 “그게 실력이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아쉬움에도 이들은 주저앉지 않고 내년 한 발짝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심규민은 “LoL에서 ‘구마유시’ 선수가 세계대회에 우승하든 안 하든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면서 “우린 결국 내년을 준비해야 한다. 프로로서 당장 내년에 더 잘하겠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 또한 “쉬지않고 열심히 달려왔기에 좋아하는 거 하고 맛있는 거 먹으면서 가족과 만날까 한다”면서도 “잠깐의 힐링시간 뒤 다시 달릴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앞으로 배틀그라운드에서 우승을 더 해야하기 때문에 (내년엔) 우승할 수 있는 팀에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 웃었다. 노태영은 “올해 열심히 달렸기에 약간의 휴식을 취하겠지만 결국 또 내년에 달릴 준비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입을 모아 팬들의 응원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심규민은 “팬들께 우승 트로피를 가져가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내년에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 끝까지 지켜봐 주시면 꼭 (트로피를) 가져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감독은 “꽃에 비유하면 저흰 아직 피지 않은 꽃”이라면서 “필 거란 확신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다. 늦게 피는 꽃은 늦게 질 것이다. 예쁘게 피는 꽃을 팬들께서 같이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크래프톤 개발자들께서 게임단의 요구를 열심히 반영해주려고 노력하신다. 감독코치와의 시간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올해 할 뻔했는데 다음엔 하겠다”고 했고 노태영은 “내년에도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 끝까지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쿠알라룸푸르=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