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치기 출연’ 논란에 휩싸였던 배우 최재림의 건강이 악화하면서 예정됐던 뮤지컬 공연이 중단되거나 취소됐다.
22일 공연계에 따르면 최재림은 지난 20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뮤지컬 ‘시라노’ 공연을 진행하던 중 2막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제작사인 RG컴퍼니와 CJ ENM은 이후 “최재림 배우의 건강상의 이유로 공연을 취소하게 됐다”며 “해당 공연의 예매자들에게는 티켓 결제 금액 기준으로 110% 환불이 두 번의 절차로 진행된다”고 공지했다.
공연이 취소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1막 공연 중 최재림의 목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후기들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처음부터 음이 아예 안 올라가고 목이 다 갈라졌다”며 “넘버가 끝난 뒤 박수소리도 정말 작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첫 곡부터 불안불안했다” “1막 마지막에는 처절했다” 등의 후기들도 잇따랐다.
최재림은 이후 예정됐던 스케줄을 줄줄이 취소했다. 성남아트센터에서 진행하는 뮤지컬 ‘킹키부츠’에는 전날 배우 강홍석이 최재림 대신 ‘롤라’ 역으로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 ‘시카고’ 부산 공연의 경우 박건형이 최재림을 대신해 ‘빌리 플린’ 역을 소화했다. 오는 26일로 예정된 KBS 라디오 ‘박명수의 라디오쇼’ 출연도 무산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계속된 겹치기 출연으로 인해 최재림의 건강 상태가 악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재림은 현재 뮤지컬 시라노, 킹키부츠, 시카고에 출연 중이다. 내년 3월부터는 ‘지킬앤하이드’에도 합류한다. 라이브인 뮤지컬 특성상 배우의 컨디션이 공연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팬들 사이에서는 최재림의 겹치기 출연이 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최재림은 지난달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자신의 다작 논란을 해명했다. 그는 “많이 찾아주는 시간이 지나갈 건데 기회가 있고 시간이 있고 할 수 있는 체력과 의지가 있으면 계속 더 새롭게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을 크게 가지고 있어서 올해 특별히 작품에 많이 출연했다”고 말했다.
한편 뮤지컬 시라노는 내년 2월 2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프랑스 희곡 ‘시라노 드 베라주라크’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스페인과 전쟁 중이던 17세기 뛰어난 언변과 검술 실력으로 활약했던 프랑스의 영웅 시라노의 이야기를 그린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