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으로 인지 기능이 저하돼 제 공적 임무를 내려놓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으로 고통스럽진 않습니다. 선하신 주님의 부활이 고치지 못하는 건 없기 때문입니다.”
세계적 복음주의 신학자 DA 카슨(78·사진) 미국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대학원(TEDS) 명예교수가 올 초부터 앓은 파킨슨병 투병 소식을 공개했다. 미국 복음연합(TGC)이 지난 19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돈 카슨을 위한 기도’란 게시물에서다. TGC는 이날 해당 게시물과 자체 팟캐스트(온라인 음성 방송)로 카슨의 근황을 전하며 그가 지난 11월 미국 복음주의신학회(ETS) 회의 참석을 마지막으로 공식 활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TGC 공동 창립자인 돈 카슨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로 시작하는 이 게시물과 팟캐스트 영상에 따르면 카슨 교수는 아내를 통해 TGC 실무진에게 전달한 크리스마스 카드에서 이 사실을 밝혔다. 이 편지 내용에 따르면 그는 파킨슨병 진단 이후로도 강연을 계속했지만 몸의 움직임이 점차 느려지고 인지 장애도 동반되면서 현재 교회 장로직을 제외한 모든 공적 자리와 사역에서 물러났다. 카슨 교수는 “몇 주 전 신경과 전문의를 만났을 때 나는 그에게 우리가 2008년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초대 대통령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며 “아내가 홀로 제 짐을 정리하지 않도록 책과 각종 도구를 (스스로) 정리하려 한다”고 전했다.
TGC 실무진은 공동 창립자로서 19년간 조직을 이끌어온 그의 공헌을 기리며 쾌유를 기원했다. 이들은 해당 게시물에서 “주님께서 카슨 교수와 그의 가족에게 자비를 베풀길 함께 기도해달라”며 “심각한 건강 문제에 직면한 가운데서도 부활 소망을 강조한 그의 메시지는 우리에게 위안을 준다”고 전했다.
카슨 교수는 2005년부터 팀 켈러 뉴욕 리디머장로교회 설립목사, 존 파이퍼 베들레헴침례교회 목사 등 미국 복음주의를 대표하는 목회자 및 신학자와 함께 TGC를 이끌어왔다. 캐나다 맥길대와 센트럴뱁티스트신학교를 거쳐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8년부터 40년간 TEDS에서 신약학 교수로 일했으며 ‘성경신학 스터디 바이블’ ‘손에 잡히는 신약 개론’ ‘바울의 기도’ 등 200여 권의 책을 집필 및 공저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