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우선주 투자자 손실 위기… 한화우·삼양홀딩스우 상폐 눈앞

입력 2024-12-23 06:00

대기업 우선주 투자자들이 상장폐지에 따른 손실 위기에 처해있다. 우선주는 상장 주식 수나 거래량이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가게 되면 회사의 안정적인 경영 상황과 무관하게 상폐될 수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상폐 이후에도 투자자들은 배당을 받을 수 있지만, 상장 주식처럼 매매할 수 없어 유동성 측면에서 불리하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의 첫 번째 우선주 ‘한화우’는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한화가 지난 8~9월 공개매수로 사들인 주식 25만2191주를 이달 19일 소각하면서 한화우 상장주식은 19만9033주로 줄었다. 거래소의 우선주 상장폐지 규정인 20만주 미만 요건에 해당해 자연스럽게 상폐 운명을 맞게 된다.

문제는 한화의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고 남아있는 투자자들이다. 이들의 평균 매수 단가는 5만원 안팎이다. 손실을 확정할 수 없다는 판단에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상폐되면 추후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한화는 “추가 공개매수를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 급등락에 따른 소액주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한화우를 상폐하기로 했다는 게 한화 측 설명이다. 실제로 한화우 19일 종가 기준 주가는 4만400원으로 같은 날 한화 본주(2만7050원)보다 49.3%나 높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주보다 더 높은 배당을 고려해도 본주보다 우선주 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상황이다. 투기적인 이유로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삼양홀딩스의 첫 번째 우선주인 ‘삼양홀딩스우’는 당장 내년에 상폐될 가능성이 있다. 이달 2일 삼양홀딩스는 올해 11월 30일까지 월평균 거래량이 6610주로 12월 거래량이 2만7266주에 미치지 못하면 내년 1월 2일 상폐 절차가 진행된다고 공시했다. 월평균 거래량이 1만 주에 미치지 못하면 상폐되는 것이 거래소 규정이다. 삼양홀딩스 관계자는 “거래량을 높이기 위해 여러 방법을 강구했지만 잘 안 됐다”라며 “주주 보호를 위한 방법을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선주는 의결권은 없지만, 보통주보다 더 높은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회사 차원에서는 의결권이 희석되지 않고도 자금 조달을 할 수 있고, 투자자로서는 더 높은 배당을 가져갈 수 있다. 다만 일부 우선주는 거래량이 많지 않아 투기 세력들의 놀이터가 돼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