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석유화학단지 대형화재 공유배관으로 대응한다

입력 2024-12-22 14:14 수정 2024-12-22 14:15

울산 석유화학공단에 장시간 화재 진압으로 소방 용수가 부족할 것을 대비해 다른 기업에서 물을 쉽게 끌어올 수 있도록 하는 공유 배관이 설치됐다.

울산소방본부는 울산 남구 석유화학단지 소방용수 공급을 위한 공유배관 설치 1·2단계 사업을 완료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사업은 화재 발생 때 소방용수가 부족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인근 사업장 공업용수를 배관으로 연결해 공급·공유하는 것으로 전국 최초로 시행된 것이다.

소방용수 공유배관 사업은 지난해부터 소방본부와 석유화학공단이 민·관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석유화학공단 전역 총 23개소에 공유배관이 설치됐다.

‘소방수 품앗이’체계는 소방청에서 혁신적인 정책으로 전국 석유확단지 밀집 지역에 도입을 권고할 정도로 호응을 얻는 사업이다.

총사업비 약 21억 원(시비 11억원, 민자 10억원)이 투입됐다.

소방본부는 지난해 9곳을 대상으로 하는 1단계 사업을 완료한 데 이어, 올해 14곳 대상 2단계 사업을 마무리했다.

울산시와 석유화학업체들이 중단 없는 소방용수 공급 체계 마련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기업체별 법정 소방용수(30분 공급)로는 화학업체서 발생한 화재를 초기에 진화하기 어렵다는 것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효성티앤씨 울산공장 화재는 약 12시간, 같은해 5월 울산 에쓰오일 화재는 진화에 15시간가량 걸렸다.

울산시 등은 시스템 구축으로 580억원 달하던 기업체 소방용수 확보비용을 555억원 절감할 수 있다.

특히 공유 배관을 연결해 분당 6000ℓ 정도의 물을 끌어 쓸 수 있기 때문에 분당 토출량은 6179ℓ에서 3만2911ℓ로 5.3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재순 울산소방본부장은 “전국 최초로 시행된 공유배관 설치 사업은 국가산업단지인 석유화학단지의 화재 대응 역량을 크게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체계적인 관리와 훈련을 이어가고, 이를 울산 내 다른 사업장에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