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바꿀 힘 없다… 틱톡 전면 금지”

입력 2024-12-22 12:10 수정 2024-12-23 09:35
틱톡

남유럽 국가 알바니아가 중국의 쇼트 폼(15초 안팎의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을 내년부터 향후 1년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21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는 학부모 및 교사 단체와 면담 후 학교를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는 지난달 알바니아에서 한 14세 소년이 동급생이 휘두른 칼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 뒤 이뤄진 조치다. 알바니아 현지 언론은 이 살인 사건이 두 소년이 SNS에서 다툰 뒤 일어났다고 전했다. 일부 학생은 틱톡에 이 살인을 지지한다는 동영상을 올려 물의를 빚기도 했다.

라마 총리는 틱톡 차단 계획을 밝히면서 “오늘날 문제는 아이들이 아니라 우리(어른)와 사회 탓”이라고 말했다. 총리실은 틱톡이 혐오와 폭력, 따돌림 등을 재생산하지 못하도록 알고리즘을 바꿀 힘이 알바니아에는 없다면서 이 회사가 중국에서는 “청소년들이 심연으로 끌려가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틱톡이 중국에서는 이처럼 폭력을 조장하는 콘텐츠를 추천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사건의 일부 책임이 틱톡 알고리즘에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틱톡은 즉각 반발했다. 이번 사건 당사자들이 틱톡 계정을 소유했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자체 조사 결과 문제의 발단이 된 동영상들은 틱톡이 아닌 다른 플랫폼에 게재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알바니아에서는 실제로 많은 청소년이 틱톡을 애용한다. 틱톡에 떠도는 얘기들이 청소년 사이에서 따돌림을 조장하고 이로 인해 일부 학생이 학교에 칼을 비롯한 위험한 물건들을 가져간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오면서 학부모 사이에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다만 야당 등 알바니아 정치권 일각에서는 라마 총리의 이런 조치가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지지를 모으려는 정치적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