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연일 대권 도전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그는 자신을 ‘보수정당의 아웃사이더’라고 칭하며 “기득권의 틀을 깨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홍 시장은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2017년 10월 자유한국당 대표로 있을 때 어느 언론사 간부에게 ‘이번 탄핵 대선은 (보수에서 당선이) 안 될 것 같으니 당신에게 후보 기회가 간 것이지, 될 것 같으면 갔겠느냐’는 말을 듣고 심한 충격을 받았었다”고 돌이켰다.
그는 “내가 오랜 세월 보수정당에 몸담았어도 나는 한국 보수 세력의 아웃사이더에 불과했다는 그 말에 충격을 받은 것”이라며 “엘리트 집안 출신만이 보수 세력의 수장이 될 수 있다는 그 말은 4년 뒤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에게 대선 후보직을 내줬던 2021년 국민의힘 경선을 언급한 것이다.
홍 시장은 “민심에 이기고 당심에 지는 희한한 경선이었다”면서 “레이건(로널드 레이건 미국 전 대통령)도, 대처(마가렛 대처 영국 전 총리)도 보수 정당의 아웃사이더였고 심지어 트럼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보수 정당의 아웃사이더인데 그들은 왜 지도자가 됐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한국의 기득권 세력은 왜 기득권 수호 논리에 갇혀 아웃사이더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까”라며 “그건 민주주의의 성숙도 차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성숙된 민주주의는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열려 있는 사회인데, 이재명 대표가 그런 점에서 참 부럽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그러면서도 “이번엔 다를 거다. 아웃사이더만이 한국 사회 기득권의 틀을 깨고 진정한 선진대국시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나는 기대해 본다”며 “그것을 국민들이 알 수 있게 만들어야 비로소 선진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고 했다. 차기 대권 도전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대두된 직후부터 일관되게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지난 14일 본인의 소통 채널 ‘청년의 꿈’에서 “꼭 대통령이 되시라”는 지지자의 응원 글에 “고맙습니다”라고 답변했다. 19일 공개된 월간조선 인터뷰에서는 “어차피 내가 다시 한 번 대선에 나갈 거라는 건 국민 대부분이 알고 있을 것”이라며 대선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장래 대통령 선호도’ 이재명 37%, 한동훈·홍준표 5%
한편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홍 시장의 지지율은 이 대표에게 큰 차이로 뒤처져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장래 대통령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이 대표가 37%를 차지했고 홍 시장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나란히 5%를 기록했다.
뒤이어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3%, 오세훈 서울시장·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유승민 전 의원은 2%,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우원식 국회의장은 각각 1%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응답률 15.5%)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하면 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