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장고 첫 공개한 독립기념관…들어가보니 ‘이것’ 있었다

입력 2024-12-20 18:04 수정 2024-12-21 10:03
독립기념관이 20일 공개한 김구 서명문 태극기.

1919년 한국 독립을 지지한 국내외 기독교 단체들의 결의문이 최초 공개됐다.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김형석 관장)은 20일 수장고에 전시된 16점의 기독교 단체 결의문과 호소문을 선뵀다.

미 장로교회 총회 의사록, 시카고 트리니티장로교회의 한국 독립지지 결의문과 함께 구타펠 미 감리회 선교사, 감리교성공회 여성해외선교회 시카고지부 등 여성들의 활약이 눈길을 끌었다. 구타펠는 서명문을 통해 미 국무성에 미국 교회, 기독교 개인과 단체에게 한국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미국 감리교성공회 여성해외선교회 시카고지부가 작성한 결의문에는 “미국 상원의 소극적 자세로 일본이 한국을 강제점거하게 됐다”는 사실을 비판한 내용이 담겼다. 이어 “일본 진보적 기독교 세력이 총독부의 잔혹한 한국 통치를 개탄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며 “한국인들이 총독부로 인해 고문당하는 현실을 종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일본 진보적 기독교 세력의 활동에 힘을 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립기념관이 20일 공개한 안창호 일기 원본.

독립기념관 개관 이래 수장고를 대중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장고를 최초 개방하며 독립운동에 참여한 기독인들과 연관된 자료들도 공개했다. 보물 조선말 큰사전 원고, 김구 서명문 태극기, 안중근 유묵과 국가등록문화유산인 안창호 일기 원본 등을 만날 수 있다. 독립기념관이 내놓은 자료들이 이전에도 언론과 연구를 통해 알려졌었지만 일반인이 직접 열람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길선주 목사가 대한장로회신학교(현 장로회신대)에서 받은 졸업 증서 원본.

보물과 국가문화유산 외에도 3·1운동 민족대표 33인 등 관련자 47인 재판기록철, 광복회가 해방 이후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전체 존영(尊影)과 약력이 적힌 대형 족자가 전시됐다. 길선주 목사의 대한장로회신학교(현 장로회신대) 졸업장, 안경, 판결문 등 그가 남긴 유품이 함께 전시됐다. 판결문은 1920년 경성지방법원에서 열렸던 재판으로 그가 33인의 한 사람으로 독립운동을 모의한 사실에 대한 내용이 언급돼 있다.

길선주 목사가 착용하던 안경.

신석구 목사가 감리교 교단본부에 제출한 자필 이력서와 정치범 카드 등도 전람되고 있다. 정치범 카드에는 그의 본적 주소 호에 대한 정보가 적혀있다.


독립기념관은 KCF조직위원회와 20일부터 3주간 진행되는 ‘한국독립운동과 기독교의 만남’의 프로그램 일환으로 오는 23일, 24일, 26일 3일에 걸쳐 수장고를 개방한다. 1부 ‘3·1운동 과 기독교 자료 열람’, 2부 ‘수장고 탐방으로 독립문화유산 관리 알아보기’, 3부 ‘국가문화유산을 통해 본 기독교 독립운동 전시해설’ 3부로 구성돼 진행될 예정이다.

천안=글·사진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