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호감도가 2년 연속 소폭 상승했다. 다만 여전히 비호감도가 더 높은 상황에서 이기주의와 독선 등 교회를 향한 부정적 시각이 벗어나야 할 이미지로 지목됐다.
한국리서치가 18일 발표한 ‘2024 종교인식조사: 주요 종교 호감도와 종교의 영향력’을 보면 올해 기독교 호감도는 35.6점으로 파악됐다. 여전히 불교(51.3), 가톨릭(48.6)보다 낮지만, 2022년(31.4) 2023년(33.3)에 이어 2년 연속 조금씩 개선된 결과다. 호감도는 감정 온도 방식으로 측정됐다. 부정적인 감정일수록 0점, 긍정적인 감정일수록 100점에 가깝다.
호감도는 18~29세에서 가장 많이 개선됐다. 젊은 세대의 기독교 호감도는 2022년(26.9) 2023년(30.3) 2024년(34.1)으로 상승했다. 30대(22.6) 50대(33.2)의 평가보다 높은 점수다. 18~29세 교인(13%)이 교계 전연령대 가운데 가장 적은 상황에서 눈길을 끄는 결과다(국민일보 2024년 12월 17일 33면 참조).
남성 여성 가톨릭 불교 무종교 응답자들도 지난해보다 올해 기독교에 0.5~8% 포인트 내에서 더 높은 호감 점수를 줬다. 다만 기독교인이 스스로 평가한 기독교 호감도는 지난해와 견줘 6.5% 포인트 떨어졌다. 호감도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으나 전체적으로 기독교에 호감을 가진 사람은 10명 중 2명(22%) 정도에 불과했다. 10명 중 5명(54%)은 기독교를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
조사를 수행한 한국리서치 이동한 수석연구원은 1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코로나 엔데믹을 기점으로 기독교 호감도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기독교를 둘러싼 부정적 단어로 응답자들이 ‘사이비’ ‘이단’ ‘이기주의’ ‘불신’ ‘독선’ 등을 언급했다”며 “다른 종교의 경우 외형적인 특징만 언급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기독교에 대해선 감정이 섞인 표현들이 적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18~29세 기독교 호감도 개선 결과에 대해 장동민 백석대 교수는 “다음세대 사역이 한국교회의 시급한 문제로 공유되면서 교회들이 이에 투자하고 노력한 결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장 교수는 한국교회의 호감도가 여전히 저조하다는 데에도 주목했다. 그는 “교회가 중산층들의 사교 모임처럼 똘똘 뭉쳐있다면 고립될 것”이라며 “초대교회와 우리나라 초기 교회들이 그랬듯 고통당하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공적인 영역에서 한국교회는 동성애 반대에만 몰입하고 있는 듯하다”며 “특정 주제만 갖고 거리에서 목소리를 높이면 국민의 비호감을 살 수 있다. 국민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면서 다양한 사회 문제의 해결을 촉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2~25일 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전국의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표본은 지난 9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으로 성·연령·지역별로 비례할당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