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거주하는 ‘은둔형 청·중장년’의 93%는 외로움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시는 지역 내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첫 실태 조사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대전시사회서비스원이 7~10월 진행한 이번 조사는 은둔형 외톨이로 의심되는 대전 거주 청·중장년 51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설문 문항은 은둔생활을 하게 된 계기, 주로 하는 활동, 구직 의사 및 은둔생활 극복 의지 등이었으며 가족과 현장전문가, 은둔생활을 회복한 청·중장년 등에 대한 집단 면접조사도 병행했다.
조사 결과 은둔생활의 주된 계기는 구직에 대한 어려움(26.6%), 가족과의 갈등(18.2%), 대인관계의 어려움(13.7%) 등으로 나타났다. 40대 이상과 1인 가구의 경우 직업 문제보다는 가족과의 어려움을 은둔생활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은둔생활 중 주로 하는 활동은 PC·모바일 웹서핑이 38.1%로 가장 많았다. 밤낮이 바뀐 생활 패턴을 가진 비율은 57.2%로 절반이 넘었으며, 하루 식사 횟수가 1회 이하인 경우는 38.7%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인 생활 실태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의 정신건강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의 92.8%는 외로움 고위험군에 해당했고 65.0%는 사회적 고립 고위험군에 속했다. 특히 40대 이상과 1인 가구, 은둔생활 고위험군에서 이 같은 경향이 두드러졌다. 우울감의 경우 9.8%가 치료적 개입이 필요한 수준이었다.
응답자의 65.9%는 은둔생활에 대한 극복 의지를 보였지만, ‘은둔생활을 극복하기 위한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75.4%에 달했다.
은둔생활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전문심리·정신건강 지원이 47.7%로 가장 높았다. 이어 경제적 지원(42.8%), 고용 지원(33.4%) 순이었다.
은둔형 외톨이의 가족들은 면접조사에서 “은둔 생활을 하는 자녀 등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은둔생활을 하는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에 대한 상세 보고서는 내년 1월 대전시사회서비스원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다.
민동희 대전시 복지국장은 “이번 조사는 ‘대전시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에 따라 올해 처음 실시됐다”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본계획을 수립해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