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비선실세?…구속된 ‘햄버거집 회동’ 노상원, 누구

입력 2024-12-18 20:48 수정 2024-12-18 21:22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연합뉴스TV 자료사진

12·3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 기획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18일 경찰에 구속됐다.

박근혜정부 당시 정보사령관을 지낸 노 전 사령관은 민간인 신분으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도와 이번 계엄을 기획한 ‘비선’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내란실행 혐의를 받는 노 전 사령관에 대해 “증거 인멸과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노 전 사령관과 변호인이 불출석하면서 열리지 않았다. 판사 앞에서 혐의에 관해 소명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재판부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이 제출한 수사 기록과 증거 자료 등을 토대로 신병 확보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노 전 사령관이 계엄 이틀 전인 지난 1일 경기도 한 햄버거 패스트푸드점에서 문상호 정보사령관, 정보사 대령 2명과 만나 계엄을 사전 모의한 정황이 경찰 수사를 통해 드러난 점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노 전 사령관은 이들에게 “계엄이 곧 있을 테니 준비하라”고 하거나 “계엄이 시작되면 부정선거와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를 확보하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경찰은 파악했다.

장군 인사에도 개입하면서 인적 영향력 행사를 빌미로 계엄 관련 주요 인원을 포섭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 당일 전후 김 전 장관과 만나거나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엄 사태 이후에는 휴대전화를 교체했다.

경찰은 김 전 장관의 육군사관학교 후배이자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노 전 사령관이 포고령 초안을 작성한 게 아닌지도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햄버거집 회동’에 참석한 대령 A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모임 당시 구체적 상황을 진술했는데, 당시 노 전 사령관이 선관위 서버 확보와 관련한 인원을 선발했는지 묻자 문 사령관이 “예”라고 답변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