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도 ‘빨리빨리’” 외신이 본 韓 계엄정국

입력 2024-12-18 15:26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탄핵이 가결되자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계엄선포 후 11일 만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과정에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외신 평가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빨리빨리 문화가 대통령을 무너뜨리는 데 도움이 됐다”며 계엄 정국을 둘러싼 한국 정치권과 시민들의 신속함을 조명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어로 ‘빨리빨리(palipali)’ 문화를 소개하며 한국의 경제 성장에 기여한 이같은 문화가 이번 계엄 정국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고 진단했다.

매체는 “윤 대통령의 급속한 몰락은 최근 몇 년간 효율 극대화와 갈등 해결에 정면으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급속하게 산업화를 이룬 한국의 문화를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이후 한국인들은 단결하는 데 지체하지 않았다”며 “수천명의 시위대가 서울 거리로 쏟아져나와 응원봉을 들고 K팝 히트곡에 맞춰 춤을 췄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빨리빨리 문화에 부작용과 부정적인 함의도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빨리빨리는 인내와 생존을 내포하는 감정”이라며 “윤 대통령의 (계엄) 발표 후 한국인들은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많은 한국인은 이번 사건이 국민을 하나로 모았다고 말한다”며 “이는 역사의 어두운 장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하는 한국인의 독특한 회복력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