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하늘숲교회(김기성 목사)는 부교역자가 없는 교회다. 20여명의 평신도 ‘제자 리더’가 행정을 비롯해 사역계획 예배기획 홍보까지 나눠 맡아 진행한다. 가장 중요한 양육도 평신도가 맡았다. 제자 리더가 소그룹 리더를 교육하고 소그룹 리더가 성도를 가르치는 방식이다.
유진희 하늘숲교회 교구장은 18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소그룹 리더가 목양자의 개념이라 단순히 성경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매일같이 삶을 나누고 상담하고 돌보는 역할을 한다”면서 “내게 맡겨진 영혼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책임감을 느끼고 눈물로 기도하며 더 많이 말씀을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성도들은 목회자가 신앙생활을 잘하면 ‘목회자니까 잘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같은 평신도가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한다. 유 교구장은 “소그룹마다 이혼한 가정이 회복되고 불륜을 했던 이가 회개하며 우울증 환자가 약을 끊는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부교역자들은 주기적으로 사역지를 바꾸지만 평신도 리더들은 한 교회를 꾸준히 섬기기 때문에 연속성 측면에서도 좋다”고 덧붙였다.
교회 평신도 소그룹 리더들의 무대가 확장되고 있다. 일주일에 한두 시간 성경을 나누는 역할을 뛰어넘어 구성원의 삶 전체를 돌보는 사역자로 성장한 것이다. 20~30대 청년들도 같은 청년을 돌본다. 다음세대가 주로 모이는 서울 마포구 뉴송처치(남빈 목사)는 청년들이 리더를 맡아 소그룹을 하나의 교회처럼 섬기고 있다.
남빈 목사는 “평신도가 리더를 맡으면서 ‘사역’보다 ‘관계’에 초점이 맞춰지고 가족 같은 분위기가 되는 게 큰 장점”이라며 “기존 교회가 외부에서 자격증을 가진 사역자를 초청해 기능적인 역할을 맡기는 것이라면 소그룹 교회는 교회 안에서 양육 받은 사람이 성장해 또 다른 영혼을 품는 자연스러운 재생산의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뉴송처치가 고무적으로 생각하는 현상 중 하나는 영혼 구원의 기쁨을 알게 된 평신도 리더들이 전임 목회 꿈을 꾸고 신대원 입학을 꿈꾸고 있다는 점이다. 남 목사는 “사역을 한 번 경험한 이들이 목회자가 되는 것이 어쩌면 더 바람직한 순서가 될 수 있다”며 “리더들이 정식 사역자가 되면 성도들과 새로운 교회를 개척해 나가서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교회가 평신도 소그룹 리더를 세울 때 주의사항도 있다. 이상화 한국소그룹목회연구원 대표는 “목회자가 소그룹에 대한 사역철학(교회론)을 리더들과 나누고 소그룹이 결국엔 교회 속 작은 교회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며 “또 예수님을 닮은 리더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알리면서 다양한 교재를 활용한 소그룹 인도 기술까지 전수해야 리더들이 탈진하지 않고 사역을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