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가 뜻밖에 비상계엄 불똥을 맞았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나기 직전 전·현직 정보사령관들이 한 롯데리아 매장에서 회동을 했다고 알려지면서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 만든 ‘네란버거’ 사진도 공유되고 있다. 롯데리아는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18일 한 지도 애플리케이션에 따르면 경기도 안산 상록수역 인근 롯데리아 지점에 계엄과 관련한 리뷰가 100여개 이상 달렸다. 상당수는 이번 달에 새로 달린 리뷰다. “계엄 모의 세트를 출시해 달라”는 말과 의도적으로 별점 1점을 주는 ‘별점 테러’ 글이 이어졌다. 챗 GPT에 ‘계란이 네 개 들어간 버거’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해 생성된 사진도 빠르게 퍼져가고 있다.
인터넷상에서는 롯데리아와 계엄을 엮은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유행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나라를 팔아도 아깝지 않은 맛” “계엄에 성공하려면 그 옆에 버거킹을 갔어야지” 등 반응을 보였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경찰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17일 언론 공지를 통해 지난 1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문상호 정보사령관이 경기도 안산에 있는 한 롯데리아 매장에서 정보사 소속 대령 2명을 만나는 등 계엄을 사전에 모의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특별수사단은 노 전 정보사령관에 대해 내란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과거 통합진보당의 내란음모 사건 재판에도 롯데리아 매장이 등장한 적 있다. 2013년 통진당 내란 음모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 이석기씨가 롯데리아에서 내란 모의를 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롯데리아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이렇게 정치적인 문제로 엮이게 돼 너무 당황스럽다”며 “해당 매장은 저희의 판매점일 뿐이다. 관련 상품 출시 계획도 당연히 없다”고 말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