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판매 부진에…태블릿용 OLED 기대 실망으로

입력 2024-12-18 10:11 수정 2024-12-18 10:11
OLED를 탑재한 신형 아이패드 프로. 애플 제공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탑재한 아이패드 신제품이 판매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된 태블릿용 OLED 시장에서 ‘대박’을 노렸던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실적 개선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18일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올해 아이패드 프로 OLED 패널 출하 전망치는 올해 초 예상했던 1000만개에서 570만개로 줄어들었다. 지난 10월 발표했던 추정치인 670만개에서 또다시 100만개가 감소한 수치다. OLED 태블릿 시장점유율을 절반 이상 차지하는 ‘큰손’ 애플의 부진으로 인해 4분기 전체 태블릿용 OLED·미니LED 출하량 역시 3분기와 비교해 15% 감소가 예상된다.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는 애플이 신제품 가격을 올렸다는 점이 꼽힌다. 아이패드 프로 13(7세대) 256GB 모델의 미국 판매가격은 1299달러(187만원)으로 6세대 가격인 1099달러(158만원)보다 18% 높았다. 한국 가격 역시 173만원에서 199만원으로 올랐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지난달 애플이 OLED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노트북인 맥북 에어의 OLED 디스플레이 채택이 2026년에서 2년 미뤄진 2028년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올해 애플이 주도하는 OLED 태블릿향 신규 수요에 기대가 컸다. 지난해 OLED 탑재율이 86%에 달했던 스마트폰과 달리 아직 태블릿에서는 OLED 적용이 보편화되지 않아 성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현재 아이패드에 탑재되는 OLED 물량 중 LG디스플레이는 60%, 삼성디스플레이는 40%가량을 책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아이패드 프로가 출시됐던 올 2분기 LG디스플레이의 정보기술(IT)향 매출액은 1분기 대비 8500억원 증가해 적자 폭 감소에 기여했다. 그러나 이후 판매량 감소의 타격을 받아 3분기 매출은 1분기 수준으로 돌아왔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디바이스 인공지능(AI)의 확대와 함께 저전력 디스플레이 수요가 커지고 있는 만큼 태블릿 OLED 시장의 장기 성장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애플이 OLED 탑재를 계획하는 아이패드 미니(2026년 예상), 아이패드 에어 2종과 폴더블 모델(2027년 예상)이 출시되면 LG디스플레이 등의 추가 공급도 유력하다는 설명이다. 옴디아는 태블릿용 OLED 시장이 오는 2028년까지 올해 대비 2.7배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한 OLED가 탑재된 갤럭시탭 S10+와 S10 울트라의 올해 판매량이 직전 세대와 비교했을 때 각각 64%와 41%의 매출 증가를 기록하며 기대를 뛰어넘고 있는 점 역시 긍정적인 신호로 분석된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