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홍준표 대구시장을 향해 “살다 살다 이런 병X 같은 논리는 처음”이라고 맹비난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당 내 찬반 의견을 두고 이중잣대를 들이밀었다는 이유에서다.
박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홍 시장의 SNS 글 2건을 각각 캡처해 공유하면서 “‘탄핵 찬성파 징계하자’면서 탄핵에 찬성한 광역단체장들에게는 ‘사정이 있어 찬성했을 것’이라니”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홍 시장처럼 정치를 오래 안 해서 잘 모르지만 우리 당이 ‘정신병동’ 소리 듣지 않고 다음 대선 때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정권 내주지 않으려면 몇 가지는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정도는 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계엄은 잘못된 것” “윤 대통령은 절차에 따라 본인 행위에 대해 법적 판단을 받아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범죄자 이재명의 집권은 막을 수 있도록 신속한 재판이 필요하다” 등 세 가지 사항을 언급했다.
앞서 홍 시장은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부결 당론을 거스르고 찬성 표결을 한 의원들을 징계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찬성으로 넘어간 12표를 단속하지 못하고 이재명 2중대를 자처한 한동훈과 레밍들의 반란에 참담함을 금할 길 없다”고 적었다.
이어 전날에는 “이번 탄핵 반대는 질서 있는 퇴진을 요구하기로 하고 의총 의결을 한 강제적 당론이었고 (당헌·당규에 따라) 의원 3분의 2 이상의 결의를 거쳐 당론 변경도 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론에) 반대한 것은 소신과 상관없이 징치돼야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홍 시장은 이날 올린 글에서 탄핵 반대 입장을 밝히다가 찬성으로 선회한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 “유감이지만 나름대로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탄핵에 찬성해도 이해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그는 “우리 당 사람들도 비상계엄에 찬성한 사람이 극소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오판이긴 해도 국회를 인질로 한 민주당의 패악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라고도 언급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