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자식과 떨어져 홀로 지내는 강정희(가명·75·여)씨는 겨울이 되면 걱정거리가 늘어난다. 추운 겨울을 버티려면 방도 따뜻하게 데우고, 따뜻한 물도 쓰고 싶지만, 요금 부담에 꼭 필요할 때만 보일러를 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 권순웅 대표회장 등 임원진이 17일 강씨가 거주하는 경기도 화성시 금곡동의 일명 ‘남양집’을 찾았다. 남양집은 사회복지법인 경산복지재단이 운영하는 공동생활가정으로 강씨와 같은 홀몸노인들이 거주 중인데, 성탄절을 앞두고 식료품과 생필품이 든 상자 ‘사랑 나눔 성탄 박스’를 전하며 예수 그리스도 탄생의 기쁨을 함께 나누기 위함이다. 권 대표회장이 시무하는 주다산교회 목회자들과 교인들도 동행했다. 주다산교회는 매년 이곳을 찾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해왔다. 권 대표회장을 비롯해 한장총 임원진과 주다산교회 교인들은 빨간색 산타 모자를 쓰고 직접 박스를 들고 집집이 찾아가 인사와 함께 상자를 건넸다.
권 대표회장으로부터 상자를 건네받은 강씨는 “매년 이맘때면 생필품 등을 들고 찾아와 위로를 건네는 교회의 손길을 늘 기다리는데 무척 반갑다”며 “요즘 모두 삶이 어렵다고들 하는데 이렇게 도와주시니 두말할 것 없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유영순(가명·69·여)씨도 “복지 사각 시대에 놓인 어르신들이 이 주변에 많이 살고 있다”며 “근처에 저렴한 물건을 파는 가게도 마땅히 없어 어려움이 큰데 이렇게 매년 찾아와주셔서 감사하다”며 웃었다.
권 대표회장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절을 맞아 매년 어려운 이웃들에게 성탄박스로 사랑 나눔을 실천해왔는데 이번에는 장로교 연합기관인 한장총과 함께하게 돼 더욱 의미가 있다”면서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어려운 이때 이 작은 성탄 박스를 통해 예수님의 사랑과 샬롬의 평화가 전해지고, 이 땅에 예수 그리스도 탄생의 복된 소식이 널리 퍼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장총은 이어 인근 경산복지재단의 노인요양원인 다정마을도 찾아 ‘사랑 나눔 성탄 박스’를 건넸다. 경산복지재단 서규동 상임이사는 “사회복지사업은 지역주민과 함께할 때 더 큰 의미가 있는데, 주다산교회에서 10년 넘게 이곳을 섬겨주셨다”며 “매년 이렇게 찾아주시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한장총은 이날 화성시 7개 지역 주민센터 등에도 ‘사랑 나눔 성탄 박스’를 전달했다. 이날 전달된 상자는 모두 500개다. 한장총은 이번 나눔을 시작으로 권 대표회장의 42회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매월 한 차례씩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 ‘사랑 나눔 행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내년 1월에는 서울역 인근 노숙인들을 찾아갈 계획이다.
화성=글·사진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