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 않겠다”…한동훈, 떠나며 ‘이 넥타이’ 다시 맨 이유

입력 2024-12-17 11:11 수정 2024-12-17 13:34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직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에서 과거 법무부 장관 취임 당시 착용했던 넥타이를 다시 매 그 배경에 이목이 쏠렸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사퇴 기자회견에서 밤색 바탕에 검정색 글씨들이 적힌 넥타이를 맸다. 이는 2022년 5월 한 대표가 법무부 장관 취임식에서 착용한 것과 동일한 넥타이로 당시에도 화제가 된 바 있다.

넥타이에는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아니하므로 꽃이 좋고 열매도 많으니’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도 그치지 않고 솟아나므로 내가 되어서 바다에 이르니’ 등의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는 훈민정음으로 쓰인 최초의 작품 ‘용비어천가’ 2장의 첫 구절로 왕이 갖춰야 할 덕목 등의 내용이 담겼다.

2022년 5월 17일 법무부 장관 취임 당시 한동훈. 뉴시스

한 전 대표가 당대표직에서 내려오면서 이 넥타이를 다시 맨 이유는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의미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희석 당 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법무부 장관에 임명돼 취임할 때의 그 마음은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 전심·전력을 다하겠다는 뜻이었을 것”이라며 “그 넥타이를 똑같이 맸다는 건 지금도 그 마음이 변치 않고 있다, 본인의 진심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께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한동훈 떠나며 “포기하지 않겠다”…향후 정계 복귀 암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던 중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편 한 전 대표는 당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아무리 우리 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이 한 것이라도 군대를 동원한 불법 계엄을 옹호하는 것은 위대한 이 나라와 보수의 정신을 배신하는 것”이라며 “마음 아픈 지지자들을 생각하면 고통스럽지만 여전히 (탄핵 찬성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앞에는 한 대표 팬카페 ‘위드후니’ 회원 수십 명이 모여 ‘한동훈’을 연호하며 ‘한동훈을 지키겠다’고 외쳤다. 한 대표는 회견을 마친 뒤 국회를 빠져나가는 길에 이들을 만나 “여러분, 저를 지키려고 하지 마시라. 제가 여러분을 지키겠다”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사실상 정치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모처에서 친한계 의원 10여명과 2시간가량 만찬을 하면서 “쉼 없이 달려왔기에 이제 휴식을 취하고 싶다”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