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선 전 개딸과 거리두기?…“이장직 내려놓겠다”

입력 2024-12-17 09:51 수정 2024-12-17 10:16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재표결이 가결된 지난 1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탄핵' 범국민 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팬카페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대두된 상황에 중도 확장의 걸림돌로 꼽혀 온 팬덤 정치와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16일 밤 자신의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 글을 올려 “요 며칠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며 “삼삼오오 광장으로 퇴근하는 여러분도 그렇겠지만 저도 덩달아 요즘 챙겨야 할 일이 참 많아졌다”고 운을 뗐다.

그는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아쉬운 말씀을 전하고자 한다”며 “사실 이장이라고 해서 무슨 권한을 행사하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비상한 시국이니만큼 저의 업무에 조금 더 주력하겠다는 각오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선 패배 후 미안함에 고개 숙이고 있던 저를 다시 일으켜주신 여러분의 봄날 같은 사랑을 또렷이 마음에 새기고 있으니 걱정 말라”면서 “이장은 아니라도 여전히 재명이네 마을 주민이다. 늘 그랬듯 좋은 소리도 쓴소리도 자유롭게 남겨 달라. 주민으로서 경청하고 늘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캡처

이 대표의 팬카페 활동 중단은 조기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한계로 지적받아 온 팬덤 정치에서 벗어나 중도층 확장에 힘을 쏟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커지면서 비명계 의원들이 이 대표에게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들)로 대표되는 강성 팬덤 문제를 지적하며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 사퇴를 요구한 바 있으나 이 대표가 관련 조치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다만 이 대표 측 관계자는 “(게시물에) 쓰여 있는 대로 바빠져서 그런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