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줄이고 유지비도 절감”…선박도 자율운항 시대

입력 2024-12-17 10:00
HD현대 아비커스의 대형선박용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 컨트롤’이 적용된 에이치라인해운 선박. HD현대 제공

자율운항 선박(MASS) 시대가 개화했다. 기술 실증을 넘어 대규모 수주 단계로 올라섰다. 향후 기술 고도화에 따라 선원 부족과 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HD현대는 16일 선박 자율운항 전문 기업인 아비커스가 국내 최대 해운사 에이치라인해운과 대형선박용 자율운항 솔루션인 ‘하이나스 컨트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에이치라인해운은 우선 5척의 선박에 하이나스 컨트롤을 공급하고 이후 30척의 선박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하이나스 컨트롤은 항해 장비와 센서에서 제공되는 정보를 통합해 선박의 방향과 속도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자율 항해 시스템이다. 앞서 아비커스는 선원이 승선한 상태에서 원격 제어가 가능한 이 솔루션을 업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국제해사기구(IMO) 선박 자율운항 기준의 2단계에 해당한다.

IMO는 자율운항 선박 기술을 4단계로 구분한다. 선원의 개입 수준에 따라 1단계는 선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수준, 2단계는 선원이 승선한 상태에서 원격제어하는 수준이다. 3단계는 선박에 탑승한 선원 없이 원격제어하는 수준, 4단계는 완전 자율운항을 뜻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완전 자율운항 기능이 탑재된 미션 기반 자율운항 연구 선박 ‘시프트 오토’의 출항식을 개최했다. 삼성중공업은 이 선박을 토대로 선원 개입 없이 자동으로 접이안, 자율운항, 정박까지 하는 ‘미션 수행 기반 완전자율운항’ 기술을 실증했다.

한화오션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자율운항 선박 실증에 뛰어든다. 이를 위해 현재 시흥 연구·개발(R&D) 캠퍼스에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선원 없이 완전자율운항이 가능한 4단계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 조선사들이 자율운항 선박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비용 절감과 사고율 감소, 물류 효율성 향상 등 이점을 누리기 위해서다. MASS는 선원의 업무 부하를 줄여 업계의 고질적인 선원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연료 절감을 통해 환경규제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관련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완전 자율운항 선박 시장은 2020년 9억9661만 달러(약 1조4300억원)에서 2030년 109억4985만 달러(15조7500억원)로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서명득 에이치라인해운 대표는 “날로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기술 혁신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