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말로 연하장 보내자” 헌재 재판관 주목하는 시민들

입력 2024-12-16 16:49
헌법재판관들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정형식 헌법재판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김복형, 정정미, 이미선, 김형두 헌법재판관.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16일 첫 재판관 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절차에 돌입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헌재 재판관 6명에게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내용의 연하장을 보내자는 ‘탄핵 연하장 보내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엑스(X)에는 헌재 민원실 주소와 함께 연말연시 연하장 형식을 빌려 6명 재판관 앞으로 탄핵 인용 판결을 촉구하는 의견을 전달하자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엑스 이용자는 “헌재 재판관들에게는 국회의원들처럼 문자를 보낼 수 없으니 연하장을 보내는 방법이 좋을 것 같다”고 격려했다. 다른 이용자도 “이 방법이라면 해외에 거주하는 사람도 참여가 가능하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연하장을 보내는 데 익숙하지 않은 이들을 위해 글 양식을 공유하거나 온라인으로 연하장을 쓰는 방법을 정리한 글도 등장했다. 우체국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연하카드’ 서비스를 이용해 원하는 내용을 인쇄한 뒤 발송하는 방식이다.

누리꾼들은 헌재 재판관들에게 연하장을 보내는 방법 중 하나로 우체국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연하카드’ 서비스를 공유하기도 했다. 우체국 홈페이지 캡처

정성을 강조하기 위해 실물 카드에 손글씨로 내용을 적자는 의견도 나왔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손글씨로 한땀한땀 쓰는 게 정성이 더 돋보일 것 같다”며 “헌재 재판관들은 선출직이 아니기 때문에 무작정 욕과 비난을 적기보다는 예의를 갖춰 예쁜 말로 보내는 게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탄핵 연하장 보내기 운동’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에서도 진행된 바 있다. 당시 박한철 전 헌재소장과 재판관들에게는 연말까지 약 1400통의 연하장이 배달됐다.

당시 박 전 헌재소장은 신년사에서 “헌재는 탄핵심판 심리가 가지는 중차대한 의미를 잘 알고 있으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헌재는 오직 헌법에 따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법 절차에 따라, 사안을 철저히 심사하여 공정하고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날 헌법재판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윤 대통령의 탄핵에 각각 찬성과 반대 의견을 제기하는 글이 이어졌다. 해당 게시판은 본인 인증을 거치면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 성을 제외한 이름은 익명으로 처리된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