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만 좇는 맥베스 부인… 영국 언론이 본 김건희

입력 2024-12-16 14:25 수정 2025-02-19 09:44
연합뉴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김건희 여사를 ‘한국의 레이디 맥베스’라고 소개하는 기사를 냈다. 레이디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에 등장하는 주인공 맥베스의 아내로 강한 권력욕을 가진 야심만만한 인물이다. 극중에서는 남편을 권좌에 올려놓는 데 성공하지만 결국 함께 몰락해 죽음에 이른다.

더 타임스는 16일(현지 시각) ‘한국인들은 비상계엄의 이유로 대통령의 레이디 맥베스를 지목한다’라는 이름의 기사에서 김 여사가 권모술수에 강한 마키아벨리식으로 정치에 관여하고 있다면서 “김 여사는 한국의 레이디 맥베스로 불려왔다. 윤 대통령이 정치적 생존을 위해 점점 절박한 싸움을 해가자 김 여사가 궁지에 몰린 대통령직에 기여한 부분에 분노한 관심이 집중된다”고 썼다.

더 타임스는 한국 내에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김 여사와 무관하지 않다는 시선이 뚜렷하다고 소개했다. 이 매체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동기가 완전히 뚜렷하지는 않지만 많은 한국인이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그 재앙적 조치(계엄 선포)가 (검찰 등의) 수사와 기소 가능성에서 김 여사를 보호할 수단이었을 것으로 의심한다”고 적었다.

더 타임스는 윤 대통령의 정계 입문 시점부터 제기됐던 김 여사에 대한 논란을 따로 소개했다. 이 매체는 “근엄한 전직 검찰이던 남편이 5년 전 정계에 등장한 이후 김 여사는 남편에게 화려함을 부여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야망과 두드러진 취향, 강한 의견으로 남편이 추구하던 보수 정치 의제를 자주 퇴색시키는 논란의 인물이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더 타임스는 윤 대통령의 대선 운동 과정에서 불거진 김 여사의 학력·경력 위조 의혹부터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등을 나열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중 일부는 전통적 성 역할에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부유하고 직설적인 여성에 대한 편견일 수 있지만 김 여사가 평범한 사람들과 멀어질 일을 해왔다고 분석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