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중국 해킹에 “훨씬 더 강력히 대응해야”

입력 2024-12-16 08:29
마이크 왈츠 차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미 CBS뉴스 캡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이 최근 중국이 배후로 거론된 사이버 공격과 관련해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을 거론하며 미국이 ‘백지수표’와 같은 지원을 하는 것은 전략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왈츠 의원은 15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와 연계된 해커들이 최소 8개의 미국 통신회사를 해킹해 정치인 등의 통신 기록에 접근했다는 최근 당국 발표에 대해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고, 훨씬 더 강력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왈츠는 “우리는 지난 몇 년 간 사이버 분야에서 더 나은 방어만 노력해왔다”며 “상대방의 공격과 우리의 방어가 확대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행동을 바꾸기 시작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공격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 계속 우리의 데이터를 훔치고 염탐하는 민간과 국가 행위자에게 더 비싼 비용과 대가를 부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왈츠는 그러면서 중국이 배후인 해킹그룹 ‘볼트 타이푼’을 거론하며 “우리 인프라, 수도 시스템, 전력망, 심지어 항구에 사이버 폭탄을 설치하는 행위는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제재를 말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가 할 일에 대해 앞서가지는 않겠다”면서도 “사이버에 대한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우리의 원칙을 살펴보고, 상대방에게 비용을 부과해 이를 중단하도록 하는 것은 우리가 검토할 사항”이라고 했다.

왈츠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선 즉각적인 휴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번 전쟁은) 1차 세계대전 스타일의 전쟁이다. 인간에 대한 고기 분쇄기”라며 “트럼프는 계속된 대학살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 우리는 전투를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왈츠는 지난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당선인, 정부효율부 수장 일론 머스크와 함께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를 면담했다. 오르반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밀접한 관계다. 왈츠는 “오르반은 러시아와 정기적으로 교류하고 있고, 트럼프와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학살이 중단되기를 원한다”고 했다. 오르반은 트럼프와 면담한 뒤 푸틴과도 통화했다고 밝히며 “휴전과 평화 회담에 찬성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외교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왈츠는 오르반이 푸틴에게 보낸 메시지가 트럼프와의 회담에서 나온 아이디어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계속 대화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쟁이 멈추기를 원하기를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지원이 ‘백지 수표’처럼 비용만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트럼프의 발언을 인용해 “백지수표는 전략이 아니다”고 말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