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화면을 최대 19인치까지 펼칠 수 있는 폴더블 기기를 2026년 출시하기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내년에는 약 8㎜인 현재 모델보다 얇은 ‘초슬림 아이폰’을 선보일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애플의 신제품 개발 계획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애플은 두 가지 폴더블 기기를 계획 중”이라며 “(둘 중) 더 큰 모델은 노트북 역할을 하도록 설계해 펼쳤을 때 화면 크기가 약 19인치로 일부 데스크톱 컴퓨터 모니터에 버금가는 크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작은 폴더블 모델은 6.9인치인 아이폰16 프로 맥스보다 더 큰 디스플레이 크기로 펼쳐질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이 모델에 대해 “폴더블 아이폰 역할을 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두 폴더블 디자인은 여러 해 동안 개발 중이었지만 몇 가지 주요 부품이 아직 미완성 상태라고 한다. 기기를 접고 펼치는 장치인 힌지와 폴더블 화면을 보호하는 유연한 소재의 디스플레이 커버 개선이 주요 과제로 포함돼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홍콩 소재 하이퉁 국제증권 소속 애널리스트 제프 푸는 애플의 폴더블 시장 진입이 느린 이유에 대해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폴더블 폰은 애플의 기준에 부합할 만큼 얇거나 가볍지 않고 에너지 효율성도 부족하다”고 WSJ에 말했다.
애플은 현재 디스플레이가 안쪽으로 접히는 디자인을 선호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동안 다양한 디자인을 실험했는데 그중에는 기기가 접혔을 때 디스플레이가 외부에 노출되도록 하는 방식도 있었다고 한다.
당초 애플은 시장 반응을 살피기 위해 더 큰 폴더블 기기를 먼저 출시할 생각이었지만 현재로서는 ‘폴더블 아이폰’이 먼저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고 WSJ는 전했다.
애플 경영진은 2026년 출시를 목표로 잡았지만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로 1년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내년에는 약 8㎜ 두께인 현재 모델보다 얇은 아이폰을 선보일 계획일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프로 모델보다 저렴하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WSJ는 “비용 절감을 위해 단순화된 카메라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라며 “이 초슬림폰은 프로 모델의 일부 기능을 포기하더라도 세련된 디자인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대안을 제공할 것”이라고 해설했다.
애플 대변인은 폴더블 기기와 초슬림 아이폰 개발과 관련해 논평을 거부했다고 한다.
대만 금융사 TF 국제증권 소속 애널리스트 밍치 궈는 애플 경영진이 새로운 디자인을 더 빨리 선보이기 위해 압박하고 있다며 “결국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성장 가속화를 위한 새로운 방법을 간절히 찾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아이폰 사업이 판매 부진을 겪는 탓이다. 2024 회계연도 매출은 1% 미만 성장에 그쳤다.
스마트폰 시장 연구기관 ‘베이스트릿 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 클리프 말도나도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아이폰의 대대적 디자인 변화가 2017년 아이폰X 출시를 마지막으로 멈췄다고 평가한다.
말도나도는 “애플은 사용자 업그레이드를 유도하기 위해 하드웨어 혁신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이폰16은 지루한 디자인의 마지막 모델이 될 것”이라고 WSJ에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