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사령탑’ 김태술 고양 소노 감독의 데뷔 첫 승이 또다시 무산됐다. 소노는 무릎 부상으로 공백기를 보내다 최근 복귀한 에이스 이정현이 고군분투했으나 긴 연패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최하위로 추락한 소노는 하루빨리 선수단에 드리워진 패배 의식을 지우는 게 급선무가 됐다.
소노는 15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안양 정관장과의 2024-2025 프로농구 KBL 정규리그 경기에서 78대 79로 졌다. 이로써 소노는 팀 창단 후 최다인 11연패에 빠졌다. 김 감독은 데뷔 후 8경기에서 모두 승리에 실패했다.
김태술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이번에도 4쿼터에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저와 함께 반성해야 할 경기라고 생각한다”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다만 그는 “이정현이 돌아와서 팀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소노의 출발은 좋았다. 지난 13일 서울 삼성전부터 복귀한 이정현이 전반에만 3점포 5방을 곁들여 20점을 쏟아냈다. 소노가 2쿼터까지 50-41의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3쿼터부터 추격을 당한 소노는 김 감독의 경기 전 우려대로 4쿼터에 급격히 무너졌다. 정관장 정효근에게 3점슛 3개를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종료 36.9초를 남기고 1점 차로 뒤진 접전 상황에선 경기를 뒤집을 기회가 있었다. 정관장은 마지막 공격에서 드리블하던 변준형이 턴오버를 범했다. 공을 빼앗아 질주한 이정현이 결정적인 레이업을 놓치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소노는 3점슛 6개를 꽂은 이정현(27점)을 필두로 앨런 윌리엄스(15점), 이재도(13점) 등이 활약했지만 경기 후반부 실책을 남발하며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정관장은 5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가운데 정효근(19점)이 4쿼터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며 2연패에서 벗어났다.
올 시즌 소노는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선수 폭행 논란으로 김승기 전 감독이 갑자기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피해 선수였던 김민욱은 대학 운동부 시절 학교폭력 의혹에 휩싸여 구단과 계약해지 수순을 밟고 있다. 프로 지도자 경험 없이 해설위원 활동을 하던 김태술 감독에게 팀을 맡기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지만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김 감독은 “머릿속이 복잡해서 요즘 잠도 못 잔다”며 “특별한 전술보다는 집중력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계속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안양=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