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한동훈 등장이 불행의 시작”

입력 2024-12-15 16:09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9일 오전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중진 의원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한 여당 의원들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동훈 비대위원장 등장은 불행의 시작이었다”며 “한 비대위원장이 당에 오자마자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의 싸움이 시작되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총선 후 대표로 등장한 한 대표는 총구가 항상 대통령에게 가 있었다”며 “야당이 무자비한 탄핵으로 방통위원장 하나 제대로 임명 못 해도, 감사원장을 탄핵해도, 중앙지검장을 탄핵해도 우리 당 대표의 목소리는 듣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인해 당 대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처

나 의원은 이어 “우린 모두 당인이라서 최대한 내부 비판을 자제해왔다. 어떻게든 수습하려 했다. 그러나 이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국민의 힘은 비대위체제로 전환된 것이다. 당헌 96조 제3항에 따라 전국위원회 의장은 비대위 설치를 위한 후속 조치를 지체없이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당헌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하면 지도부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다. 국민의힘 최고위원 5명은 모두 사의를 표했다.

앞서 한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거취 표명을 위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을 맡았던 유영하 의원도 탄핵소추안에 찬성한 의원들을 향해 독설을 쏟아냈다. 유 의원은 지난 14일페이스북에 “의총을 열어 결정한 당론이 애들 장난인가. 쥐새끼마냥 아무 말 없이 당론을 따를 것처럼 해놓고 그렇게 뒤통수 치면 영원히 감춰질 줄 알았나”라며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하늘이 그대들의 정치생명을 거두어들일 것”이라며 “단언컨대 그대들의 정치생명은 끝났다”고 했다.

앞서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윤 대통령 탄핵안은 재석 의원 300명 중 찬성 204표를 얻어 가결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을 포함 범야권 192명이 모두 찬성했다고 가정하면, 여당 의원 중 12명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된다. ‘부결’ 당론에도 불구하고 자기 뜻에 따라 찬성표를 던진 셈이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