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한 여당 의원들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동훈 비대위원장 등장은 불행의 시작이었다”며 “한 비대위원장이 당에 오자마자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의 싸움이 시작되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총선 후 대표로 등장한 한 대표는 총구가 항상 대통령에게 가 있었다”며 “야당이 무자비한 탄핵으로 방통위원장 하나 제대로 임명 못 해도, 감사원장을 탄핵해도, 중앙지검장을 탄핵해도 우리 당 대표의 목소리는 듣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인해 당 대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나 의원은 이어 “우린 모두 당인이라서 최대한 내부 비판을 자제해왔다. 어떻게든 수습하려 했다. 그러나 이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국민의 힘은 비대위체제로 전환된 것이다. 당헌 96조 제3항에 따라 전국위원회 의장은 비대위 설치를 위한 후속 조치를 지체없이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당헌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하면 지도부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다. 국민의힘 최고위원 5명은 모두 사의를 표했다.
앞서 한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거취 표명을 위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을 맡았던 유영하 의원도 탄핵소추안에 찬성한 의원들을 향해 독설을 쏟아냈다. 유 의원은 지난 14일페이스북에 “의총을 열어 결정한 당론이 애들 장난인가. 쥐새끼마냥 아무 말 없이 당론을 따를 것처럼 해놓고 그렇게 뒤통수 치면 영원히 감춰질 줄 알았나”라며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하늘이 그대들의 정치생명을 거두어들일 것”이라며 “단언컨대 그대들의 정치생명은 끝났다”고 했다.
앞서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윤 대통령 탄핵안은 재석 의원 300명 중 찬성 204표를 얻어 가결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을 포함 범야권 192명이 모두 찬성했다고 가정하면, 여당 의원 중 12명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된다. ‘부결’ 당론에도 불구하고 자기 뜻에 따라 찬성표를 던진 셈이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