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가운데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녀 입시 비리 등의 혐의로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면·복권을 거론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의원은 지난 13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정치 환경이 조 전 대표가 (징역) 2년을 살게 만들진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반드시 사면되고 복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조 전 대표에 대해 “본인도 딱 판결에 승복했다. 얼마나 깨끗한가. 아무 저항 없이”라며 “역시 조국답다, 그렇게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내란음모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박 의원은 “제가 조 전 대표에게 ‘당신이 감옥 가서 좀 살고 나오면 단단해질 거다. 대중 정치인으로 다시 태어난다. 김대중 대통령 말씀대로 좌절하지 말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으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비판이 쇄도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에서 “조 전 대표가 수감도 되기 전 ‘사면·복권’을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법치주의 근간을 해치는 발언”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범죄자가 죗값을 받는 것은 사필귀정”이라며 “그런데도 민주당은 벌써 정권을 잡은 것처럼 ‘새로운 정권’을 운운하고 대통령의 권한인 사면·복권을 언급하며 권력 놀이에 빠진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조응천 개혁신당 총괄특보단장은 14일 TV조선 ‘강적들’에 출연해 박 의원 발언을 언급하며 “국민을 개·돼지로 아는 것도 아니고, 얼마나 오만방자한가”라며 “조국(혁신)당 지지자를 포섭하려고 그런 말을 한 것 같은데 그 말을 듣고 이탈하는 합리적 지지자가 더 많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지난 12일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아 의원직을 상실했다. 당초 13일 형이 집행될 예정이었으나 조 전 대표가 정당 대표직 인수인계 등을 이유로 제출한 연기 요청이 받아들여져 수감일이 오는 16일로 미뤄졌다.
조 전 대표의 만기 출소 예정일은 2026년 12월 15일이지만 만약 사면·복권 등의 조치가 있을 경우 출소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 정치 활동도 다시 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조 전 대표는 지난 4월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유죄 확정으로 수감될 경우 “재판받고 정치하느라 못 읽었던 책을 읽고, 팔굽혀펴기, 스쿼트, 플랭크 하면서 건강 관리 열심히 해서 나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전 장관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들께서 긴장을 늦추지 말고 윤석열 탄핵, 처벌, 정권 교체를 완성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15일 글에서는 “(나는) 이제 잠시 멈춘다. 건강을 챙기고 깊은 성찰을 한 후 돌아오겠다”고 인사를 남겼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