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환영’ 뮤지컬 배우, 탄핵 반대집회서 “尹과 함께”

입력 2024-12-15 11:05 수정 2024-12-15 13:07
배우 차강석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보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주최한 '탄핵소추 의결 저지 국민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가세연 영상 캡처, 뉴시스

비상계엄 선포 당시 “계엄 환영한다”고 옹호 입장을 밝혔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배우 차강석(34)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나서 이목을 모았다.

차강석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가로세로연구소’ 채널이 주최한 ‘탄핵소추 의결 저지 국민대회’ 무대에 올랐다.

마이크를 잡은 차강석은 “최근 개탄스러운 현시대에서 마녀사냥을 당한 배우”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우리가 행사했던 표에 부끄러워하지 마시라. 우리가 투표한 대통령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서 최전방에서 끝까지 외롭게 싸우고 있다”며 윤 대통령 지지 발언을 이어갔다.

차강석은 “현재 많은 국민이 잘못된 정보에 노출돼 당장에는 그를 미워하고 비난할 수 있지만 우리의 신념을 강하게 지켜나간다면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올 것”이라며 “우리의 대통령은 완벽하지 않을 수 있지만 대한민국을 위해,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부끄러워하지 말고 목소리를 숨길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범죄자가 우두머리인 집단도 있지 않나”라며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어 “우리의 싸움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대통령과 함께 싸워야 한다”며 “애국 보수들의 목소리를 높여 다시 한번 민주주의를 위해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뮤지컬 배우 차강석 계엄 관련 논란 발언. 차강석 인스타그램 캡처

차강석은 논란이 된 비상계엄 옹호 발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번에 비판해 주신 분들과 많은 대화를 했다”며 “대화가 통하는 분들을 응원하고 존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대다수는) 원색적인 비난으로 사람을 XX 만들지 않았나”라며 “(저들이) 비아냥거려도 제 멘털은 여러분이 계셔서 더 단단해졌다. 흔들리지 않는다. 우리가 왜 부역자인가. 우리는 대한민국의 절반이다. 못 나오신 분들도, 응원해주신 분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차강석은 지난 3일 윤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당시 인스타그램에 “간첩들이 너무 많아 계엄 환영한다. 간첩들 다 잡아서 사형해 달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일부 네티즌이 DM(다이렉트메시지)을 보내 항의하자 차강석은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사상 또한 자유다. 당당하고 떳떳하다”고 반박했다.

논란이 커지자 5일 결국 사과 입장을 냈다. 차강석은 “최근 간첩 이슈로 예민해져 있던 차에 반국가 세력 척결에 대한 기대심에 가득 차 글을 올리게 됐다”면서 “저급하고 과격한 표현을 사용한 부분은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튿날인 6일 그는 문제의 발언 이후 계약직 강사로 일하던 곳에서 해고당했다고 알리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