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들은 14일(현지시간) 한국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해 충격적인 몰락이라고 보도하며 정치적 불확실성은 끝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윤 대통령에 대해 “충격적인 계엄령으로 탄핵당한 한국 지도자”라고 표현하며 “정치적 무명에서 권력의 정점에 오른 인물의 충격적인 몰락”이라고 전했다. AP는 윤 대통령의 재임 기간이 여소야대 국회와의 끊임없는 마찰, 북한의 위협, 자신과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일련의 스캔들로 얼룩졌다고도 지적했다. 또 “그가 충동적이고 비판을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며 강성 충성파의 조언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일부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윤 대통령의 단명한 계엄령 선포로 촉발된 정치적 혼란과 불확실성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탄핵안) 투표 직후 윤 전 대통령은 경찰과 검찰이 자신을 내란죄로 기소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도 권력을 되찾기 위해 법정에서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덕수 권한대행은 선출직 공직자가 아니기 때문에 북한의 핵 위협 증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정치적 중량감 없이 한국을 이끌게 된다”고 덧붙였다.
NYT는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임기가 끝나기 전에 체포된 최초의 대통령이 될 가능성에 직면했다”고 논평했다. 별도의 해설 기사에서도 “인기 없는 지도자인 윤 대통령의 운명은 이제 헌법재판소의 손에 달려 있다”며 “윤 대통령은 탄핵과 더불어 현직 한국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형사 수사를 앞두고 있다”고도 전했다.
CNN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실패한 ‘도박’이라고 평가했다. CNN은 “아시아의 활기찬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의 많은 사람이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게 했다”며 “그의 도박이 엄청난 역풍을 맞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법률에 따라 한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지만 그 역시 비상계엄과 관련해 수사 선상에 오르는 등 정치적 문제들에 직면해 정치적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의) 리더십 공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시기와 맞물려 있다”며 “분석가들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한국에서 지도자의 권력 공백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약해지고 외교 정책이나 무역 조정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손상될 수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에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가장 앞서 있다는 분석을 전하며 “이 대표는 한국의 외교 정책에 색다를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이 대표는 북한과의 관여와 미국으로부터의 독립성, 중국과의 균형과 일본과의 강경한 노선을 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