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두고 “이제 겨우 작은 산 하나를 넘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 앞에 더 크고 많은 산이 기다리고 있다”며 “힘을 합쳐 반격을 막아내고 궁극적 승리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고 역설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리고 있던 촛불집회 현장을 찾아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 여러분이 해내신 것”이라며 “무혈 촛불혁명을 이뤄냈던 것처럼 다시 ‘빛의 혁명’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승리를 자축하기엔 이르다고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그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이제 다시 갈등과 대결이 시작될 것”이라며 “윤석열에 대한 파면 처분이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이뤄질 수 있도록 우리가 계속 함께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최종적으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장외 여론전을 이어갈 것을 독려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새로운 민주주의를 시작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방점은 ‘참여’에 찍었다. 이 대표는 “촛불혁명으로 세상이 바뀌는 줄 알았는데 왜 내 삶은 바뀐 게 없느냐는 따가운 질책을 기억한다”며 “국민의 주권 의지가 일상적으로 관철되는 진정한 민주국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앞서 본회의 직후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도 소속 의원들에게 이같은 뜻을 강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탄핵소추안 가결이) ‘승리는 아니다’라는 것”이라며 “이 대표는 책임감 있고 신뢰를 주는 당과 국회의 모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15일 오전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현 사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노 원내대변인은 “16일 비상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다”며 “의원들께 국민의 뜻을 받들 방안, 혼란을 수습할 방안, 당장 우리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주십사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