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 참석자들의 화장실 이용을 금지해 ‘별점 테러’를 받았던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이 “고객의 안전을 위해 방문객들의 출입을 잠시 통제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호텔은 13일 홈페이지에 “지난 7일 집회 참석자분들의 호텔 화장실 사용과 관련해 언론 보도 기타 온라인상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무분별하게 유포·게시되고 있어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힌다”며 입장문을 올렸다.
호텔은 “7일 신혼부부 3쌍의 결혼식이 진행됐다. 일생에 단 한 번뿐인 결혼식을 위해 찾아주신 분들께 우리 호텔은 소중하고 아름다운 예식으로 보답할 것을 약속했다”며 “그러나 당일 호텔 주변에 수많은 인파가 운집하면서 예식이 지연됨은 물론 결혼식 참석 고객들, 신랑, 신부까지 호텔에 고립됐다”고 밝혔다. 지난 7일은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된 날로, 당시 국회 앞에는 탄핵 찬성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100만명(경찰 비공식 추산 2만명)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호텔은 이어 “당시 호텔에는 로비에 고립된 고객들 이외에도 추위를 피하거나 화장실을 이용하는 집회 참석자분들까지 많은 인파가 몰렸고 급기야 로비에서 집회 참석자분들 간에 싸움이 발생하여 통제가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며 “호텔로서는 고객들의 안전을 위해 방문객들의 출입을 잠시 통제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또 “호텔 화장실은 일반 공중에 개방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나 평상시에는 시설 이용을 위해 방문하신 분들의 편의를 위하여 화장실 사용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며 “(집회 당일 통제한 것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약속한 호텔이 반드시 취했어야 할 조치였음을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고객의 안전과 서비스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한 누리꾼은 엑스(X·옛 트위터)에 화장실 이용을 금지한 이 호텔 측의 안내문을 공유했다. 안내문에는 ‘호텔 이용객 외 출입 금지. 외부인 화장실 사용 불가’라고 적혀 있었다. 누리꾼은 “화장실로 갑질한다” “시위대는 (미래에) 손님이 안 될 것 같냐” 등의 비판 댓글을 달았다. 실제 투숙하지 않고도 별점을 남길 수 있는 카카오맵에는 이 호텔과 관련해 ‘별점 1개’를 주는 등 이른바 ‘별점 테러’를 한 300여개의 리뷰가 올라오기도 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