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급사·기획사 부족, 성도들의 독서열 감소, 기독교를 향한 부정적 시선 등으로 인해 기독교 문화계가 시름을 앓고 있다. 기독 문화인은 새로운 기술 등장과 급변하는 문화계 흐름 속에서 설 곳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 소속 문화 기자들로 구성된 크리스천 컬처 플러스(CC+)는 13일 경기도 안양 청현재이 안양센터에서 기독교 문화예술계를 영역별로 돌아보고 문화와 선교, 삶으로의 확장성과 교회의 역할을 짚어보는 세미나(사진)를 마련했다. 세미나에서는 CCM(음악) 영화 출판 분야 전문가가 발제자로 나섰다.
안찬용 빅콰이어 대표는 획일화된 CCM 장르와 기획사 부재 등으로 인해 기독교 음악이 발전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음악 장르가 가진 다양함을 예배에 녹여야 하는데 클래식 중심의 성가 음악과 록 중심의 밴드 음악이 예배를 주도한다”며 “다양한 장르가 예배 구성과 절기에 어울리게 녹아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음악 생태계 변화에 따라) 듣는 음악을 넘어 보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며 “유튜브, 숏폼 등과 같은 매개체를 배척하는 것보다 이를 활용해 하나님의 성품을 잘 드러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독 출판계가 직면한 위기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한민 도서출판 아르카 대표는 기독교 출판 활성화를 위해서는 독서 문화가 발전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과거 기독교 서적이 성행했던 이유는 성도들의 독서량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기독교의 부정적 인식 확산도 (기독교 서적 점유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김상철 파이오니아21 대표는 한국 기독교 영화계의 흐름을 다뤘다. 2008년 이후의 한국 기독교 영화는 현대적이고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신앙의 본질을 탐구하고 대중과의 소통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하지만 2024년 한국 기독교 영화계는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작되는 영화가 감소하고 개봉된 영화 역시 흥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 영화가 대중성과 신앙성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 관계를 해소해야 한다는 점도 과제로 언급됐다.
김 대표는 “기독교 영화가 대중에 매력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깊은 논의가 필요한 시기”라며 “기독교 영화인 양성을 위한 장기적 기획과 투자, 배급 시스템 개선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양=글·사진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