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영웅 2명 신원확인…가족의 품으로

입력 2024-12-13 16:02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지난해 3월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열린 '국군전사자 유해 인수식' 행사 모습. 연합뉴스

가족들을 남겨두고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호국영웅 두 명의 신원이 70여년 만에 확인돼 그 유해가 유족에게 전달했다.

13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강원도 춘천에서 발굴한 유해들을 분석한 결과 고(故) 안병오 일병과 안희문 하사의 신원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국유단은 이날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개최하고 유족들에게 이들의 유해를 전달했다.

안 일병은 1922년 3월 경기도 광주에서 태어나 결혼 후 슬하에 1남 2녀를 뒀옸다. 스물아홉 살 되던 해에 조국을 지키기 위해 아내와 세 자녀를 두고 51년 1월 31일 부산 제2훈련소에 입소했으며, 훈련 수료 후 국군 제5사단에 배치돼 중공군으로부터 소양강을 방어하는 ‘어론리 전투’에 참전했다. 전사한 날짜는 같은 해 5월 18일이었다.

고인의 유해는 2005년 4월 강원도 춘천 만천리 일대에서 발굴됐다. 입대 당시 한 살이던 막내딸 안난순씨가 2009년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했으나 당시 기술로는 가족 관계가 파악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올해 재분석 과정을 통해 부녀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난순씨는 “젊은 나이에 혼자 3남매 키우느라 고생만 하신 엄마가 살아계셨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며 “아버지 유해를 찾았으니 현충원에 엄마 유해와 합장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안희문 하사는 26년 2월 경북 문경에서 태어났고, 전쟁이 발발하자 아내와 아내 뱃속의 아들을 남겨둔 채 자진 입대해 대구 제1훈련소에서 훈련을 받았다. 이후엔 제8사단에 배치됐으며 춘천 내평리 지역에서 방어선을 구축하면서 적군과 전투를 벌이하다가 50년 12월 26일에 전사했다. 그의 유해는 2011년 5월 내평리 일대에서 발굴됐다. 국유단은 안 하사의 병적 자료 등을 토대로 유족들을 찾아 가족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안 하사의 조카 안도현씨는 “전쟁터에서 돌아가신 삼촌을 생각하면 늘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국립묘지에 꼭 안장해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김동환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