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후폭풍에… 이커머스 업계 M&A·IPO 시장도 꽁꽁

입력 2024-12-13 15:28 수정 2024-12-13 17:38
컬리가 올해 12곳 지역으로 컬세권을 확장하면서 전국에 배송 경쟁력을 높였다. 컬리 제공

12·3 계엄 사태 후폭풍에 이커머스 업계의 기업공개(IPO)나 매각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탄핵 정국까지 이어지며 높아진 정치적 불확실성에 금융투자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증시 폭락·환율 급등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기업공개를 추진 중이던 업체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업계에서 기업공개를 목표로 삼고 있는 기업은 컬리, SSG컴, 오아시스마켓 등이다. 이미 컬리와 오아시스마켓은 작년 초 기업공개를 추진하다가 기대보다 낮은 몸값에 이를 철회한 바 있다.

매출 및 회원수 증대를 위해 최근 몸집 키우기에 나선 오아시스마켓은 올해 기업공개 재추진 기대감을 높여왔으나 금리 인상과 계엄 사태까지 터지며 그 시기를 좀 더 연장했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현재로썬 어찌 할 수 없는 시장 상황에 예의주시하는 중”이라며 “기업공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인수합병(M&A)시장 역시 한파가 예상되면서 11번가도 새 주인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앞서 11번가의 모회사 SK스퀘어는 지난해말 11번가를 매각하겠다고 밝혔지만, 1년 동안 인수자를 찾지 못하는 중이다. 현재는 인수 후보군조차 거론되지 않고 있다.

컬리 역시 올해 3분기 3개 분기 연속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를 달성해 기업공개 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란 분석이 많았지만 현재로선 어려워 보인다. 최근 재무적투자자(FI)가 바뀐 SSG닷컴도 기업공개 시점을 특정하지 못한 채 사업구조 혁신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업계는 적절한 때를 기다리며 내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컬리는 신사업인 뷰티컬리나 컬리나우 등의 서비스에 집중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11번가는 최근 안정은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2025년 흑자전환 목표를 내건 안 대표가 독자적으로 키를 쥐며 수익성 개선 드라이브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다만 국내 기업들에게 내년이 더 혹독한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길어지면 환율과 국가신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탄핵이 지연되면 지연될수록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며 “특히 높아진 자금 조달 비용과 투자 불확실성은 중소 이커머스 업계에게 더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