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차기 회장직에 도전하는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회장의 연임 도전을 승인한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사 결과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허 전 감독은 13일 성명을 내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연임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정 전 회장은 4선 연임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을 제거한 것이다. 공정위는 평가표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통과한 사실만을 공개했다”면서 “과연 공정위는 어떤 항목에서 정몽규 회장에게 점수를 주었을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아무리 후하게 주어도 정몽규 회장에게 줄 수 있는 최대 점수는 100점 중에 20~30점을 넘기 힘들어 보인다. 그런데 어떻게 심사를 통과했을까?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라고 의문을 표했다. 이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정 회장이)각각 3선, 4선에 각각 도전해도 될 만큼 공정하고 바르게 협회를 이끌어왔느냐”면서 “이들의 무능과 도덕성은 더 이상 회장직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국민 대다수가 알고 있지만, 공정위만큼은 전혀 다른 판단을 했다”고 꼬집었다.
허 전 감독은 “특히 이번 심사를 담당한 공정위 위원장이 정몽규 회장으로부터 골프접대를 받았던 사실이 밝혀져 청탁금지법 위반 등으로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논란이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 심사의 공정성에 대해 심각히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더더욱 평가표를 공개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며 “조속히 심사평가표와 위원명단을 공개하여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앞서 정 회장은 11일 열린 체육회 공정위 연임 심사에서 승인 통보를 받고 4선 도전에 나설 자격을 얻었다. 이로써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는 정 회장, 허 전 감독,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의 3파전으로 치러진다. 축구협회장 선거 후보 등록 기간은 25∼27일이고, 선거는 내년 1월 8일 치러진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