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관, 비상계엄 해제 회의 불참 이유… “몸살로 자택 대기”

입력 2024-12-13 12:26 수정 2024-12-13 17:39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심의하는 국무회의에 참석했다가 다음날 새벽 비상계엄 해제 국무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감기몸살로 인한 휴식’이라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

통일부는 13일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관련 질의에 “(김 장관은) 비상계엄 해제 국무회의는 연락이 잘 닿지 않아 참석하지 못했다”며 “다음날 출근까지 자택에 머물렀다”고 답변했다.

일각에서는 김 장관이 비상계엄 상황에서 자택에 머무르며 연락이 닿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 장관이 자택에 머무른 모습은 다른 부처와 대비된다. 외교·안보 계열 다른 부처인 외교부는 3일 비상계엄이 내려진 후 조태열 외교부 장관 주재로 긴급 간부 회의를 열고 상황 대처에 나섰다. 통일부는 4일 오전에야 간부 회의를 개최했다.

김 장관은 당시 감기몸살로 인해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그 주에 감기몸살로 약을 먹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감기약을 복용하는 상태라 새벽 늦은 시간에 비상계엄 해제 국무회의 소집 연락이 닿지 못했다는 얘기다.

다만 비상계엄 해제에 반대한다는 의미에서의 국무회의 불참은 아니고 약 기운에 소집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있다. 김 장관은 전날 비상계엄 선포안을 심의하는 국무회의에서는 경제·외교·안보 분야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식 의원은 “온 국민이 내란에 분개하며 밤을 새웠는데 통일부 수장이라는 사람이 비상대기는커녕 자택에서 쉬고 있었다는 게 말이 되냐” 라며 “이런 사람이 국무위원을 맡고 있다는 자체가 한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