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에 이은 탄핵 정국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정부가 최근 일련의 사태로 우리 경제에 하방 리스크가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는 진단을 내놨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서 한국 경제에 대해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가계·기업 경제 심리 위축 등 하방 위험 증가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린북은 정부의 공식 경기 평가를 담은 문서로 앞선 달에 비해 훨씬 부정적인 평가가 담겼다. 기재부는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경기 회복 흐름’이란 표현을 썼다. 지난달에는 트럼프 재집권으로 인해 ‘대내외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언급했지만,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문구도 함께 넣었다.
그러나 이번엔 경기 회복과 관련된 표현을 아예 넣지 않았다. 대신 ‘하방위험 증가 우려’란 표현을 넣었다. 탄핵, 계엄 등의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계엄 사태 이후 시장 불안이 증대된 점이 이번 진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한국 경제는 수출을 제외하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내수 회복이 더디다. 지난달 백화점 카드 승인액은 1년 전보다 5.5% 줄었고, 국내 승용차 내수 판매량도 1.7% 감소했다.
기재부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컨트롤 타워로 대외 신인도를 확고하게 유지하는 한편 산업 경쟁력 강화 노력과 함께 민생 안정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