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8년만에 뮤지컬 도전한 최진혁 “배우들이 왜 공연 하는지 알게 됐어요”

입력 2024-12-13 05:00
뮤지컬 ‘블러디 러브’에 출연 중인 배우 최진혁. 피알컴퍼니

“무대에 서보니 현장에서 느끼는 생생한 에너지나 관객 반응이 엄청나더군요. ‘이래서 배우들이 공연하는구나’라고 느꼈어요.”

드라마 ‘구가의 서’ ‘황후의 품격’ ‘낮과 밤이 다른 그녀’ 등으로 잘 알려진 스타 배우 최진혁이 데뷔 18년 만에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 7일 개막한 뮤지컬 ‘블러디 러브’(~내년 2월 16일까지 한전아트센터)에 출연 중인 최진혁은 12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방송과 무대의 차이에서 오는 연기의 어려움이 있지만, 지금은 재밌게 즐기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뮤지컬 ‘블러디 러브’는 체코 뮤지컬 ‘드라큘라’ 재창작한 작품이다. 브램 스토커의 고전소설 ‘드라큘라’를 원작으로 동명 뮤지컬은 1995년 체코 초연 이후 1998년 한국에서 처음 선보인 뒤 여러 차례 공연됐다. 노우성 연출가, 노우진 작가, J. ACO, 3AM 작곡가의 조합으로 2024년 새롭게 재탄생한 이번 작품은 기존 공연과 다르게 1막과 2막을 전혀 다른 시공간으로 구성해 1469년 트란실바니아와 1969년 라스베이거스를 넘나든다. 이에 따라 제목도 ‘드라큘라’ 대신 ‘블러디 러브’로 변경했다.

노우성 연출가는 “이번에 각색하면서 대본 텍스트의 50%가량, 음악의 80% 이상을 바꿨다. 체코 원작과 비교하면 대사 한 줄도 거의 똑같지 않다. 음악도 원작 중 몇 개의 아름다운 멜로디를 바탕으로 새롭게 작곡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작은 거대한 운명의 소용돌이 앞에 서 있는 드라큘라의 선택과 구원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작품은 드라큘라의 주변 인물들에게도 주제를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최진혁은 데뷔 18년 만에 뮤지컬 ‘블러디 러브’를 통해 무대에 데뷔했다. 연합뉴스

불멸의 삶을 살아가지만,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그리움을 500년 동안 간직한 비운의 전사 드라큘라 역은 최진혁, 김법래, 테이가 번갈아 출연한다. 배우로 데뷔하기 전 가수를 꿈꿨을 만큼 출중한 노래 실력을 갖춘 최진혁은 그동안 많은 뮤지컬 제작사가 캐스팅하고 싶어했었다. 최진혁은 “2015년부터 뮤지컬 캐스팅 제안이 들어왔지만 이제야 출연을 하게 됐다. 결정적인 계기는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에서 함께 출연했던 (뮤지컬 배우 출신) 정영주 누나의 권유 덕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주 누나가 내게 ‘뮤지컬을 해 볼 생각은 없냐’고 물었을 때 ‘블러디 러브’ 이야기를 했더니 드라큘라가 너에게 잘 어울리는 역이다. 어차피 할 거면 빨리 도전하라고 말했다. ‘매도 빨리 맞는 게 낫다’더라”며 웃었다.

최진혁의 활약을 지켜본 김법래는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하지만 최진혁은 캐스팅할 때부터 추천할 정도로 잘 할 수 있는 배우였다. 무엇보다 비주얼도 좋고, 노래도 잘해서 걱정하지 않았다”면서 “무대는 방송과 차이가 있어서 처음엔 어려워하는 사람도 있지만, (최진혁은) 금방 차이를 캐치해서 무대에서 필요한 것들을 바로 습득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테이도 “진혁씨는 나보다 오래 연기 생활을 했는데도 무엇이든 배우려는 마인드가 강하다. 배우들끼리 연기에 관해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게 뮤지컬 출연의 큰 장점이기도 하다. 또 혼자서만 짊어지는 매체 연기를 하다가 뮤지컬에서 (공동으로 캐스팅된) 배우들이 함께 짊어지는 것도 또 다른 장점이다”면서 “이번에 같이 발전하자며 다가와 준 진혁 씨가 고마웠다. 그래서 내가 업계에서 살아남는 비밀을 많이 공유해 줬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