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허리 굽혀 사죄하세요”…김문수, 홀로 뻣뻣

입력 2024-12-11 17:16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사과를 거부한 채 다른 국무위원들과 달리 자리에 앉아 있다. 뉴시스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이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허리 굽혀 사죄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채 사과를 거부했다.

한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 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에 참석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총리를 향해 “비상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했지만 쿠데타를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총리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고 국무위원을 소집해서 대통령의 의지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궁극적으로 막지 못해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느낀다. 많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서 의원이 “이제와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비겁하다. 국민 앞에 허리를 굽혀 사죄하라”고 요구하자 한 총리는 “사죄인사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재차 사과 요구를 받자 한 총리는 “필요하면 그렇게 하겠다”며 이내 단상 옆으로 이동해 허리를 숙였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과 요구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서 의원이 국무위원들 역시 전부 일어나서 사죄하라고 요구하자 한 총리는 “국무총리가 대표로 한 것으로 양해해 달라”며 또 한번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 이 과정에서 김문수 장관은 홀로 자리에 앉은 채 국무위원들의 사과를 지켜봤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사과를 거부한 채 다른 국무위원들과 달리 자리에 앉아 있다. 뉴시스

앞서 김 장관은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정도의 어려움에 처했다”며 비상계엄의 위법·위헌 여부에 대해선 “판단해본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윤 대통령의 탄핵이 “국민들한테 무슨 유익함이 있겠냐”며 반대 입장을 내기도 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