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모교에도 대자보…“더는 부끄럽게 말고, 내려오라”

입력 2024-12-11 13:34
김건희 여사 모교인 서울 명일여고에 내걸린 윤석열 대통령 부부 규탄 대자보.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모교인 서울 명일여고 재학생들이 대통령 부부를 규탄하는 대자보를 내걸었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명일여고 학교 울타리에는 전날 ‘명일여고 학생 일동’ 이름으로 쓴 대자보 2건이 잇따라 게시됐다.

학생들은 ‘대통령 부부는 들어라’라는 제목의 첫 번째 대자보에서 “국민을 무시해도 사회가 돌아가는 것은 멍청해서가 아니다. 누구와는 달리 책임감의 무게를 알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회구성원으로서 노동과 경제를 짊어진 부모님이, 친구들이, 오늘의 나를 명일여고로 이끌어준 수많은 사람이 고통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대통령 부부는 한겨울 길바닥에 앉아 올바름을 외치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라”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당신들이 따뜻하고 안전한 공간에서 시간을 지체해봤자 늘어나는 것은 임기가 아닌 역사임을 직시하라”며 “정권을 붙잡기 위한 추태는 이미 역사 속에서 심판받을 것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분노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명일여고 학생을 더는 부끄럽게 하지 말라”며 “학교의 자랑이 될 학우들이 영부인 이름 아래 가려지는 것을 더 이상 원치 않는다. 이제는 그 자리에서 내려와 국가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멈춰라”라고 촉구했다.

김건희 여사 모교인 서울 명일여고에 내걸린 윤석열 대통령 부부 규탄 대자보. 뉴시스

학생들은 또 ‘부끄럽지 않은 학교를 소망한다’는 제목의 두 번째 대자보에서 “김건희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안녕하지 못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들은 “택시를 탈 때, 학교에서 행사를 나갈 때 우리는 기어가는 목소리로 명일의 이름을 말한다"며 "당신이 명일의 흔적을 지우려 할수록, 국정에 관여할수록, 대통령의 계엄에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을수록, 온갖 뇌물을 수령할수록 우리는 더욱 명일을 부끄럽게 여길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부디 민주적·양심적으로 행동해 우리 후배들이 부끄럽지 않은 학교를 졸업하게 해 달라”며 “사랑하는 명일의 이름으로 외친다. 윤석열을 탄핵하고 윤석열은 하야하라. 주가조작, 공천개입 등 비리 그 자체인 김건희를 체포하라”고 자랑했다.

이들 대자보는 학생들이 전날 새벽 학교 울타리에 붙인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측은 안전 등을 이유로 대자보를 같은 날 교내 게시판으로 옮겼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