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11일 새벽 긴급체포되면서 경찰 내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사상 초유의 경찰 수뇌부 공백 사태에 경찰청은 이날 오전 전국 경찰지휘관 회의를 소집했다. 지난 3일 계엄령 선포 이후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통제하라는 경찰청 지시를 받아 실행한 목현태 국회경비대장도 직무에서 곧 배제될 전망이다.
경찰청은 이날 이호영 경찰청 차장 주재로 전국 경찰지휘관 화상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앞서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이날 새벽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을 긴급체포했다. 사상 초유의 ‘수뇌부 공백’ 사태로 혼란이 우려되자 내부 기강 다지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먼저 경찰청은 “현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회의에서는 범죄예방 및 민생침해 범죄 단속, 겨울철 재난상황 대비 등을 논의하고 민생치안 확립을 위해 맡은 바 직무에 매진할 것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향후 지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찰청장은 이호영 경찰청 차장이, 서울경찰청장은 민생안전 분야를 담당하는 최현석 생활안전차장이 각각 직무대리토록 할 방침이다. 또 목현태 국회경비대장도 현 보직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돼 직무에서 배제할 예정이다.
경찰청은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서는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을 중심으로 한 치의 의혹도 남기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해 나갈 것”이라며 “경찰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엄정하게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고, 국민의 안전한 일상 확보에 빈틈이 없도록 주어진 소임을 충실히 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 내에서는 수장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말 정기 인사와 내년도 업무계획 수립 등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