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나(21·하이트진로)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에 성공했다.
윤이나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매그놀리아 그로브GC 크로싱스 코스(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퀄리파잉(Q)시리즈 최종전 마지막 5라운드에서 1언더파 70타를 쳤다. 닷새간 최종합계 15언더파 343타를 기록한 윤이나는 8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로써 윤이나는 상위 25명에게 주는 내년 LPGA투어 출전권을 획득했다. 윤이나는 전날 기상 악화로 순연됐다 이날 재개된 대회 최종 5라운드 15개홀 잔여 경기에서 1타를 줄이는데 그쳤다.
윤이나는 미국 진출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22년 한국여자오픈 때 오구 플레이를 늑장 신고해 3년 출장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징계 수위가 1년 6개월로 경감돼 올해 KLPGA투어에 복귀할 수 있었다.
하지만 1년6개월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윤이나는 올 시즌 맹활약을 펼쳤다. 우승은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한 차례였지만 출전한 매 대회에서 고른 성적을 거둬 상금왕, 대상, 최저타수상 등 주요 개인 타이틀 3관왕을 차지했다.
윤이나는 경기를 마친 뒤 “미국에 와서 경기할 수 있게 돼 좋았다. 경기를 잘 마무리한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다양한 국가 선수들과 경기하면서 많은 걸 느꼈다. 내년 시즌이 기대 된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윤이나는 LPGA투어 연착륙을 위해서는 낯설은 코스에 대한 빠른 적응을 꼽았다. 그는 “언니들로 부터 매주 다른 컨디션 코스에서 경기해야 하는 게 힘들다는 조언을 들었다. 잘 적응해 가면서 성장해 나가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이나는 징계에서 해제 되자마자 LPGA투어에 진출하는 것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 진출을 일찌감치 선언했다. 더 큰 무대에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면서 목표를 신인왕으로 잡았다.
윤이나의 실력은 올 시즌 KLPGA투어 성적만으로도 충분히 검증됐다. 우선 LPGA투어에서도 상위권인 장타에다 여자 선수들에게서 볼 수 없는 스핀력 좋은 웨지샷을 겸비한 것이 강점이다.
하지만 꿈꾸고 있는 신인왕 등극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벽이 만만치 않다. 우선 이번 퀄리파잉 시리즈에서 최종합계 27언더파 331타로 수석합격한 야마시타 미유(일본)의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다.
Q시리즈 5라운드에 출전한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14위)이 가장 높은 야마시타는 JLPGA투어에서 통산 13승을 거두고 2022년과 2023년 상금왕에 차지한 바 있는 강자다.
여기에 이와이 치사토와 아키에(일본) 자매도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 JLPGA투어에서 올해 3승 포함, 통산 6승을 거둔 이와이 치사토는 2위(최종합계 21언더파 337타), 치사토의 쌍둥이 언니인 아키에는 공동 5위(최종합계 16언더파 342타)로 합격했다.
내년에 윤이나와 신인왕 경쟁을 펼칠 일본 선수는 또 있다. JLPGA투어에서 작년까지 3승을 거둔 요시다 유리다. 그는 9위(최종합계 13언더파 345타)로 Q시리즈를 통과했다.
JLPGA투어에서 올 시즌 7승을 거둬 상금왕과 대상을 휩쓴 다케다 리오(일본)도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 다케다는 올 LPGA투어 토토 저팬 클래식 우승으로 LPGA투어 직행 카드를 이미 손에 넣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박금강(23)과 주수빈(20)이 각각 공동10위(최종합계 12언더파 346타)와 공동 13위(최종합계 11언더파 347타)로 내년 출전권을 획득했다. 둘은 올해 LPGA투어에서 성적이 부진해 Q시리즈로 밀렸다.
1988년생 이정은은 공동 36위(최종합계 4언더파 354타), 예선을 거쳐 최종전에 나선 이세희(27·코즈볼)는 공동 50위(최종합계 1언더파 357타)에 그쳐 LPGA투어 진출에 실패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