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엿새만에 코레일·노조 교섭재개…국정마비에 ‘파업 장기화’ 우려

입력 2024-12-10 18:10 수정 2024-12-10 18:11
서울역 열차 출발 안내판에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의 총파업 관련 안내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철도노조) 총파업이 엿새째인 10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사가 실무교섭을 재개한다. 더불어민주당의 중재로 마련된 자리이지만 비상계엄 사태로 정부의 컨트롤 타워 기능이 마비되면서 철도파업의 출구가 열릴지는 미지수다.

철도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코레일 서울 본사에서 노사간 실무교섭이 진행됐다. 최근 탄핵정국으로 철도파업 장기화를 우려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당 인사들이 전날 철도노조와 간담회를 열고 중재한 결과다. 오후에는 국토교통부가 파업 상황과 관련해 국회에 보고하는 자리에 배석한다.

이번 실무교섭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 인상률 개선이 될 전망이다. 철도노조는 대부분 공기업 성과급이 기본급의 100%로 지급되는 반면 코레일은 기본급의 80%로 제한된 점을 문제삼고 있다. 이 기준은 2018년 코레일 사장이 나서면서 기본급의 100%로 올랐다가 2022년 감사원 조치로 오는 2026년까지 매년 4% 포인트씩 낮아져 80%로 되돌려진다.

총파업 이후 공식으로 열리는 첫 실무교섭이지만 난관이 적지않다. 최근 비상계엄 사태로 정부의 컨트롤 타워 기능이 상실해 철도파업이 장기화할 우려가 크다. 성과급 인상률이 논의되려면 기획재정부의 최종 승인이 필요하다. 예산안, 새 경제정책 마련 등 현안처리가 시급한 상황에서 이 사안을 총괄하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 회의가 당장 열릴지는 미지수란 분석이다.

지난 2016년 철도파업 당시에는 박근혜정부의 국정농단 사태로 파업기간이 74일로 최장을 기록했다. 앞서 윤진환 국토부 철도국장은 지난 6일 출입기자단과 만나 “지금 단계에서는 철도파업이 언제까지라고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실무자로서는 길게 가지는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하지만,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 밝혔다.

이런 가운데 철도파업의 여진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열차 운행률은 평상시의 68.6% 수준으로 파악됐다. 열차별로는 KTX 66.7%, 여객열차(새마을호·무궁화호) 58.7%, 화물열차 20.0%, 수도권 전철 75.1%. 같은 시각 파업 참가율은 28.6%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