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기다림 끝에 흥행작 물꼬

입력 2024-12-10 17:38
저니 오브 모나크 유튜브 캡처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가 나란히 신작을 등에 업고 실적 반등에 나선다. 이달 초 출시한 ‘저니 오브 모나크(엔씨)’와 ‘패스 오브 엑자일2(카카오게임즈)’는 출시 첫걸음부터 흥행 청신호를 켜면서 시장 기대치가 높아졌다. 두 회사 모두 실적 부진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거라는 업계의 기대가 나온다.

10일 데이터플랫폼 기업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저니 오브 모나크는 정식 출시 날인 5일 초일일 활성 이용자 수(DAU) 13만1528명을 기록했다. 사전 예약 마지막 날인 지난 3일엔 8만3844명으로 시작해 4일엔 10만8501명으로 꾸준히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이후 6일과 7일엔 각각 11만5193명, 11만1087명을 기록하면서 선방하고 있다.

출시 이후부터는 굳건히 구글 플레이 스토어 인기 순위 1위를 지키고 있다. 증권가에선 게임 출시 직후 연달아 혹평을 남겼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용자 대부분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따르면 저니 오브 모나크는 총 7926건의 이용자 평가 중 4.3점(5점 만점)을 기록해 순항 중이다. 특히 가장 만족스럽다는 평가인 별점 5개는 68%를 넘어섰다.

출시 나흘 만엔 국내 양대 마켓인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각각 매출 순위 6위, 9위에 올랐다. 앞서 출시된 ‘리니지’ 지식재산권(IP)에 비교하면 더딘 출발이지만, 숱하게 지적받았던 과도한 수익 모델(BM)을 배제한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선방이란 게 업계 평가다.

저니 오브 모나크는 출시 초반 접속 오류로 인해 서버가 불안정하다는 지적이 많았으나 이후 상당부분 안정화되면서 엔씨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노하우와 리니지 IP 재해석이 접목돼 새 게임성을 엿볼 수 있다는 리뷰가 달리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최근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온 엔씨에겐 적잖이 희소식이다. 올해 3분기 엔씨는 매출 4019억원, 영업손실 143억원, 당기순손실 265억원을 기록하면서 12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내년부터 출시되는 ‘아이온2’ ‘LLL’ 등 대형 신작이 남아있는 가운데, 저니 오브 모나크의 흥행으로 실적 반등이 본격화할 거란 평가가 나온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저니 오브 모나크는 게임 완성도가 높고 리니지를 좋아하는 과거 국내 및 대만 사용자층이 주된 고객”이라면서 “아이온2 출시 전까지 신규 매출 공백 메꾸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스팀DB 캡처

카카오게임즈는 패스 오브 엑자일2 글로벌 흥행에 편승해 반등의 불씨를 지핀다. 10일 스팀DB에 따르면 지난 7일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로 출시한 패스 오브 엑자일2는 8일 최고 동시 접속자 수 57만8569명을 기록해 순항 중이다. 출시 전날엔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매출 1위에 자리하면서 기대감을 한껏 높이기도 했다. 게임성에 대해서도 이용자의 81.71%(3만6260개)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패스 오브 엑자일2는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가 개발한 액션 RPG 게임이다. 패스 오브 엑자일의 정식 후속작으로, 기존 핵앤슬래시 게임과 차별화된 조작과 높은 액션성을 가미했다는 게 게임사의 설명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전작에 이어 패스 오브 엑자일2도 국내 서비스를 담당한다. 카카오게임즈는 국내에서도 글로벌 흥행을 이을 수 있게 다양한 현지화 작업을 한다. 먼저 글로벌 서버와 통합된 카카오 전용 서버를 개설하고 영상 가이드 및 빌드 가이드 홈페이지도 개설한다. 이용자가 편리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길을 닦는다는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국내에 많은 이용자가 패스 오브 엑자일2의 앞서 해보기에 참여하고 있다”며 “국내 이용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원활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