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고 학생들 “시민 분노 공감…학생 비난은 멈춰 달라”

입력 2024-12-10 14:57 수정 2024-12-10 15:01
12·3 비상계엄 사태 핵심 인물들의 모교인 충암고에 다니는 학생들이 10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학교와 재학생에 대한 비난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충암고 학생회 인스타그램 캡처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방첩사령관 등 12·3 비상계엄 사태 핵심 인물들의 모교인 충암고에 다니는 학생들이 “학교와 재학생에 대한 비난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충암고 학생회는 10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공식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는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린 잘못된 행위였다”며 “12·3 사태로 인한 시민의 분노는 충암고 학생회 또한 백번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회는 “대통령 및 논란의 인물들은 충암고를 졸업한 지 40년이나 지난 졸업생”이라며 “이들은 교육의 의무로 충암고를 잠시 거쳐 간 인물들일 뿐, 재학생과는 아무 관련 없다는 사실을 말씀드린다”라고 강조했다.

학생회는 “충암고는 학교 정상화, 체육관 공사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단 한 번도 특혜를 기대하며 졸업생과 접촉한 적은 없었다”며 “부디 충암고와 재학생을 향한 비난을 멈춰주시고 학생들이 안전하게 자신들의 미래를 꿈꾸고 펼쳐나가도록 도와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리겠다”고 호소했다.

이윤찬 충암고 교장이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윤찬 충남고 교장과 오세현 충암고 학부모회장은 전날 국회 교육위원회에 출석해 “‘충암고가 어떤 학교길래 이런 졸업생들(윤 대통령, 김 전 장관)이 나왔느냐’ 같은 항의 전화를 이틀간 120~130통 받았다”라며 “아이들은 교명을 ‘계엄고’로 바꾸라는 조롱을 받고 있다”라고 증언했다.

충암고는 비난이 쏟아지자 지난 6일에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내년 2월 6일까지 등교 복장을 임시 자율화한다”는 방안을 발표했으며 전날에는 경찰에 등하교 시간 순찰을 강화해달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