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의 직장’은 옛말… 코트라 10년차 미만 퇴사 3년 만에 배 증가

입력 2024-12-10 10:01 수정 2024-12-10 14:28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본사 전경. 코트라 제공

‘신이 내린 직장’이라고 불렸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의 10년차 미만 인력 이탈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근무에 대한 비선호 현상이 뚜렷해진 영향으로 보인다.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트라로부터 받은 최근 7년 퇴직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년차 미만 직원 퇴사자 수는 67명으로 2020년(31명) 대비 2.2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지난 9월 말 기준 38명으로 역시 2020년보다 많다.

전체 퇴사자 중 10년차 미만 퇴사자 비중도 증가하는 추세다. 코트라 전체 직원 중 10년차 미만 직원 비중은 55% 수준이다. 2020년만 하더라도 10년차 미만 퇴사자 비율은 58.5%로 전체 인력 구조를 고려하면 큰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 비율은 2022년 68.8%를 기록한 뒤 올해 77.6%까지 치솟았다.

20~30대 젊은 직원들의 퇴사율 증가는 해외 근무에 따른 부담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트라는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시장 진출과 외국인 투자 유치 및 글로벌 일자리 창출을 지원한다. 업무 특성상 해외무역관 근무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젊은 직원 사이엔 결혼과 육아를 위해 해외 근무보다 국내 정착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 파견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많지만 자리가 제한적이다. 이런 가운데 코트라의 해외 근무수당 기준은 지난 2013년 1월 제정된 이후 10년 이상 동결되며 금전적 유인책도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

해외 근무 이력이 있는 코트라 직원들의 몸값이 높아진 것도 한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린 나이에 해외 근무 경험이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며 “해외 조직이 약하거나 해외 사업에 집중하는 기업들이 코트라 출신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