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반대해도 지역구 유권자들은 시간이 지나면 지지해 준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두고 야권에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소리 아닌가. 웃기지 말라”면서 “이번에는 단순 의리 문제가 아니라 국가 반역의 문제이자 주권자 국민을 배신한 중범죄 문제다. 내란 수괴와 내란 세력을 계속 옹호하면 윤 의원 말대로 되살아나는 게 아니라 완전히 몰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전두환의 사위’였던 윤상현이 ‘전두환의 변종’ 윤석열을 옹위하는 게 당연해 보이긴 해도 자신의 불의한 처세가 뭐 자랑이라고 (김재섭 의원에게) 전수까지 하나”라고 비판했다.
앞서 윤 의원은 전날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불참한 뒤 비판 여론을 우려하는 같은 당 김재섭 의원에게 “1년 후에는 다 찍어주더라”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김 의원은 최근 “형, 나 지역에서 엄청나게 욕먹는데 어떻게 해야 돼”라고 물었고 이에 윤 의원은 “재섭아, 나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앞장서서 반대해서 그때 욕 많이 먹었다. 그런데 1년 뒤에는 다 ‘윤상현 의리 있어’ ‘좋다’ (하면서) 그다음에 무소속 가도 다 찍어주더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2016년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윤 의원은 2020년 총선 당시 지역구인 인천 동·미추홀을 지역이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돼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논란이 커지자 김재섭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내 이름이 언급되고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 나간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의원총회에서 윤 의원에게 악화한 민심을 전하고 당의 대응을 촉구한 게 전부”라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