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합참의장에 ‘개념없는 놈’ 폭언”…합참 “아니다”

입력 2024-12-09 17:23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김명수 합참의장. 뉴시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12·3 비상계엄 작전을 앞두고 김명수 합동참모본부장에게 북한 오물풍선 원점 타격을 지시한 뒤 이를 거부하는 김 의장에게 폭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김 의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합참은 9일 입장을 내고 “김 전 장관은 지난달 28일 전투통제실에 방문하지 않았다”며 “합참의장은 김 전 장관으로부터 ‘개념 없다, 빼라’는 말을 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오물 북 오물 쓰레기 풍선 살포 관련 국지전을 유도하기 위한 김 전 장관의 원점 타격지시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군 고위 관계자 제보를 인용해 김 전 장관이 비상계엄 닷새 전인 지난달 28일 밤 북한에서 32번째 오물풍선이 남하한다는 공지를 받은 김 전 장관이 합참 전투통제실로 내려가 김 의장에게 ‘북에서 오물풍선이 날아오면 경고사격 후 원점 타격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군 대비태세를 점검하는 김명수 합참의장. 합동참모본부 제공

하지만 김 의장은 ‘이제까지 국방부 대응 원칙과 다르다. 원점타격은 잘못하면 국지전으로 갈 수 있다. 민간에 피해가 갈 수도 있다’고 반대했고 이에 김 전 장관은 ‘개념 없는 놈’ ‘쟤 빼라’는 폭언을 쏟아내며 강하게 질책했다고 이 의원은 주장했다.

당시 김 의장과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이 반대해 실제로 원점타격 작전이 실행되진 않았다고 한다. 12·3 비상계엄의 계엄사령관에 군 서열 1위인 김 의장이 아닌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임명됐던 것과 관련해 이 의원은 “이번 계엄 사태에서 김 의장이 패싱됐는데 여기서부터 틀어졌던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앞서 김 전 장관이 북한의 무력 도발을 유도해 국지전 충돌에 따른 비상계엄 실시를 도모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군이 지난 10월 평양 상공에 무인기를 보낸 것이 김 전 장관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는 군 내부 제보 내용을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하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