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에 출연했던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이 12·3 비상계엄 사태에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토마스 크레취만은 8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영화 ‘택시운전사’ 촬영 당시 찍은 탱크와 택시 사진 등과 함께 “한국의 과거를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 세트장 사진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었다”라고 적었다.
그는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이튿날 해제한 것을 염두에 두고 해당 게시물을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2017년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는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전 세계에 알린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택시운전사 김사복의 실화를 기반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크레취만이 힌츠페터 역을 맡은 이 영화는 1200만명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푸른 눈의 목격자’라는 별명을 가진 위르겐 힌츠페터는 독일 제1공영방송(ARD-NDR) 일본 특파원으로 근무하다 1980년 5월 취재를 위해 광주를 찾았다. 그는 당시 광주의 택시기사였던 김사복씨 도움을 받아 계엄군에 봉쇄된 광주의 모습을 기록했고, 이를 독일 본사로 보내 비극적인 상황을 전 세계에 알렸다.
이후 ‘죽음의 공포를 무릅쓴 치열한 기자정신으로 한국인의 양심을 깨워 민주화를 앞당겼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 11월 제2회 송건호언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